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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홀로 잠자던 9살…"아들 입양되길" 중국인 편지

<앵커>

9살 아들과 함께 제주를 찾았던 한 중국인이 아들을 공원에 혼자 남겨두고 사라졌다가, 하루 만에 붙잡혔습니다. 아이가 한국에 입양돼 좋은 환경에서 지내기를 바란 마음에 그랬다는 건데, 아버지는 구속됐고, 아이는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JIBS 이효형 기자입니다.

<기자>

한 아이가 아버지와 함께 공원으로 들어섭니다.

지난달 중국에서 온 부자로 이렇게 며칠을 공원에서 보냈습니다.

아이는 여느 때처럼 벽 뒤 바닥에서 잠을 청합니다.

그런데 잠이 든 아이를 두고 아버지가 먼저 일어납니다.

잠시 머뭇거리는 듯하더니, 이내 사라집니다.

깨어난 아이는 다급하게 아버지를 찾습니다.

얼마 뒤 경찰이 도착하고 아이를 데려갑니다.

중국인 아버지가 9살 난 아들을 남겨두고 사라진 공원입니다.

이곳에서 밤을 보낸 아이는 자신이 홀로 남겨진 것을 알고 아버지를 찾아 나섰지만, 이미 아버지는 떠난 뒤였습니다.

공원 한켠에 보관 중이던 아이의 짐에서는 아버지의 편지가 발견됐습니다.

아버지는 편지에서 자신은 실패했고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아이가 한국의 기관이나 가정에 입양되기를 바란다고 남겼습니다.

아버지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를 맡기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주변의 만류에도 끝내 아이를 공원에 두고 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버지는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고, 아동 유기 혐의 등으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신승우/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장 : 조금 후회는 하는데 이분이 굽히지 않는 게 뭐냐면, '아이를 꼭 좋은 환경에 보내야만 한다' 그 마음은 변치 않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는 서귀포시와 중국총영사관의 도움으로 중국 현지의 친인척과 연락이 닿아 어제(7일)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JIBS 이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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