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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학생 오줌 마셨다"…현직 교사의 처참한 고백

그제(4일)는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일이었습니다.

전국에서 교사들이 모여 추모를 이어간 가운데, 부산에서도 처음으로 현직 교사 1천500명이 부산시교육청 앞에 모여서 추모 집회를 가졌었습니다.

이 자리에 검은 옷을 입고 나온 교사들은 눈물과 함께, 자신들이 경험했던 처참한 교권 침해 사례를 폭로했습니다.

'슬픔을 넘어 변화로'라는 제목으로 열린 추모 집회에서, 교사들은 용기를 내서 차례로 연단에 올라섰습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 3월부터 체험학습과 관련한 지속적인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고 호소했습니다.

결국 마음이 무너지며 병가를 쓰고 학교를 쉴 수밖에 없었는데, 자신을 대신해서 온 기간제 교사도 학부모 민원에 3일 만에 그만뒀다고 밝혔습니다.

[초등학교 교사 : '왜 80% 동의가 없으면 숙박형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냐? 이미 나온 결과에 대해서 학교가 의지가 없어서 숙박형 수학여행을 안 가는 거 아니냐?' 하는 의혹을 (학부모가) 제기했습니다. 전화 연결이 나빠서 '띠띠' 소리가 나니까 (학부모가) '선생님, 지금 녹음하세요? 녹음하시면 곤란한데' 하십니다. 이후로도 학교로 찾아와 교장 선생님께 큰소리치며 같은 민원을 제기하고.]

한 유치원 교사도 연단에 서서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토로했습니다.

[유치원 교사 : '나는 뚱뚱하고 못생긴 선생님이 싫다. 게을러서 애들을 챙기지 못하는 것 같다.' 라면서 인신공격하는 학부모. 메신 저 답장을 곧바로 하지 않았다며 '선생님은 우리 아이 사랑하지 않으세요?' 라며 따지고 드는 학부모. 그리고 반대로 답장을 빨리했더니 '아이는 안 보고 뭐 하시는 거예요?' 라며 추궁하는 학부모. 이렇게 유치원에서는 출근 시간 전부터 퇴근 시간 이후까지 도를 넘는 학부모 민원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년 차 현직 고등학교 교사도 이 자리에서 경험을 공유했는데요.

지난 2014년 자신이 한 남자 중학교 3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제자가 자신의 텀블러에 소변을 넣은 줄을 모르고 2차례나 마신 적이 있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경찰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학부모의 동의를 받지 못했고, 문제의 소변 샘플도 구하지 못해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텀블러 소변 피해 교사 : 교탁 옆에 항상 책상에 제 보온컵 텀블러를 항상 놓아두고 이제 목이 마를 때마다 수업하면서 그걸 한 모금씩 이렇게 마셔가면서 수업을 하는데, 그 학생이 5교시 시작하기 전에 조퇴를 하면서 점심시간에 거기 들러서 오줌을 싸고 간 거죠. 수업을 하면서 그거 한 모금을 들이키는데 이게 오줌인 거예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걔는 처벌 하나도 받지 않고 졸업했고 저는 그때 5월 말이었는데 6개월 정도 병가 병휴직을 얻어서 교사가 제일 만만한 거죠. 보호하는 장치가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계속 지난 10년간 더 교사가 약한 주체가 되고.]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교권 침해 사례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서둘러서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 교사 3천500명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실태 조사를 해봤더니, 이렇게 교사 10명 중 6명은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보통 일반 성인의 경우에는 10명 중 3명꼴로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와 비교했을 때 선생님들의 마음 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겁니다.

지난 1년간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응답 교사의 16%가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 가운데 5%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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