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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보도블럭 사이 먼지 하나 없게"…중국 '형식주의' 비난 봇물

중국 랴오닝성 진저우, 거리 환경 정화에 나선 여성 간부가 직원들 앞에서 지시를 내립니다.

[여성 간부 : 보도블럭 틈 사이에 그 어떤 먼지나 모래도 없어야 합니다. 모든 보도블럭에도 이런 원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직접 빗자루를 들고 시연까지 선보이면서, 거듭 먼지 하나 없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성 간부 : 사각지대의 두꺼운 흙은 삽으로 퍼내고, 작은 먼지들은 빗자루로 쓸어야 합니다. 어쨌든 먼지가 완전히 없어야 합니다.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해야만 해요.]

어이 없는 지시에 일부 직원들은 코웃음을 치기도 합니다.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되자 시 당국은 해당 간부가 특정 구 소속이라고 밝혔지만 왜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 등에 대해선 입을 닫았습니다.

[진저우시 관계자 : 구타취(구) 정부 간부입니다.]

SNS에서는 "심각한 형식주의", "현실과 동떨어진 전형적인 간부"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른바 '이다오치에'라고 불리는 특유의 관료주의, 형식주의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지난 2015년 시진핑 주석이 화장실 현대화, 즉 '화장실 혁명'을 지시하자, 랴오닝성 선양에서는 무려 1억 위안, 우리 돈 170여억 원을 들여 화장실 8만 개 이상을 만들었지만 부실 공사 등으로 5만 개 이상이 방치됐습니다.

[이렇게 깨끗한데 왜 떼는 거에요?]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검사가 들어오면 바로 점수 5점이 감점됩니다.]

상부 시찰을 앞두고 미관에 좋지 않다며 멀쩡한 상점 유리 표지판을 강제로 떼어내기도 합니다.

때마다 시 주석까지 나서 관료주의, 형식주의 타파를 외치고 있지만, 문제 발생 시 책임을 두려워하는 간부들이 변하지 않는 한 쉽게 극복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취재 : 권란, 영상편집 : 최덕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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