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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 이름 공개하며 "피해자를 기억해주길"…유족 호소

<앵커>

최근 들어 무차별 범죄 피해자의 얼굴이나 이름을 가족들이 직접 공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기억해달라는 외침인데, 우리 사회가 돌아봐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편광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범 최원종의 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달 28일 세상을 떠난 20살 김혜빈 씨, 다음 날 가족들은 혜빈 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고 김혜빈 씨 어머니 : 상상도 못했던 범죄잖아요. 언제까지 정신 이상으로만 몰고 갈 거냐 이거죠. 피해자들 위로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서현역 사건의 또 다른 희생자인 이희남 씨의 가족들도 차량 사고가 아닌 테러 범죄로 봐달라며 발인 나흘 뒤 이 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숨진 11살 이시우 군, 대낮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은 9살 배승아 양, 피해 범죄의 유형은 다르지만 가족들이 피해자를 스스로 세상에 알린 이유는 같습니다.

[송승준/배승아 양 오빠 : 승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오늘이나 내일부터라도 세상이 변했으면. 법이든 처벌이든 강력해졌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사회가 범죄의 잔인성 등 가해자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사이, 피해자는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승재현/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국가 보고, 사회 보고, 언론 보고, 우리에게도 관심을 좀 보여달라는 절규라고 저는 생각해요.]

이런 가족들은 노력은 사회적인 추모 움직임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동귀/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가해자의 사연이 알려져서 모방 범죄가 늘어나거나 이런 것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모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공감, 그리고 연대는 남겨진 가족의 상처 치유와 제도 개선을 위해 우리 사회가 되새겨야 할 일들입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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