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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첫 식사 후 집단 식중독…아이는 "살려 달라" 구토

여행길 첫 식사 후 집단 식중독…아이는 "살려 달라" 구토
▲ A 씨 누나와 조카의 식중독 등 진단서

최근 강원 양양군 한 식당에서 식사한 관광객들 약 20명이 구토, 복통, 설사 등 식중독 증상을 보인 일이 일어나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습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A(42) 씨 부부는 직장에 연차를 낸 뒤 지난 25일 A 씨의 누나, 조카(12)와 함께 양양으로 2박3일 여행을 떠났습니다.

정오쯤 양양에 도착한 A 씨 일행은 유명한 한식당을 찾았습니다.

대기 손님이 많아 30∼40분가량 기다린 이들은 식당에서 황태국밥과 황태구이를 먹은 뒤 속초에 있는 디저트 맛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속초로 향하는 길에 조카가 계속 "배가 아프다"고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디저트 가게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디저트가 나오기도 전에 조카가 구토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차례에 끝날 줄 알았던 구토는 위액이 나올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아이가 "살려 달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여긴 A 씨의 누나는 곧장 딸을 데리고 강릉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열차 안에서 딸 뿐만 아니라 누나 역시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할 정도로 심한 구토와 설사를 했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속초에 남은 A 씨 부부에게도 비슷한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A 씨도 마치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심한 설사 증세가 이어지면서 탈진상태가 됐고, A 씨 부부는 그 길로 속초에 있는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응급실에는 A 씨 부부 말고도 같은 식당에서 식사하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환자가 2∼3명이 더 있었습니다.

뒤이어 119에 실려 응급실에 온 환자도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한 병원에서만 똑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환자 10명이 응급 처치를 받았습니다.

A 씨의 누나와 조카는 상세 불명의 세균성 식중독과 기능성 장 장애 등 진단을 받았습니다.

A 씨는 "금요일부터 사흘 동안 끙끙 앓다가 월요일이 돼서야 나아졌다"며 "가족들이 몸도 다 성치 않고, 여행도 망치게 돼서 속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양양군보건소는 환자는 물론 식당 종업원의 검체를 채취해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식당에서 쓰이는 칼, 도마, 행주, 물 등에서도 환경 검체를 채취해 검사 중입니다.

보건소는 식당에서 먹은 환자 총 19명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났다고 파악했습니다.

식당은 지난 26∼28일 사흘간 자체적으로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이 기간 보건소에서는 식당을 대상으로 위생과 관련한 점검과 교육을 지속했습니다.

보건소 관계자는 오늘(30일) "검사 결과 음식 등에서 식중독 원인균이 있다고 판명되면 절차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식당 관계자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심각성을 느껴 영업을 중단하고 위생 상태를 점검했다"며 "보험을 통해 치료비와 약값, 소정의 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손님분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절대 나 몰라라 할 생각 없이 보상해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A 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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