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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거대 악어'와 7시간 사투…악어는 왜 도망가지 않았나

출처 : 미국 미시시피 주 야생생물·어류·공원 관리국
미국 미시시피 주에서는 악어 사냥이 합법적으로 허용됩니다. 물론 마구잡이로 잡을 수 있는 건 아니고 해마다 기간과 수량이 정해지는데 올해는 열흘 간 950개가량의 사냥 꼬리표가 추첨을 통해 배분됐습니다. 운 좋게 사냥 꼬리표를 손에 넣게 된 미시시피 주 옥스퍼드 출신의 도널드 우즈는 동료 3명과 함께 사냥 시즌 개막일 이른 새벽 악어 잡이에 나섰습니다.
 

"잡았다 놓쳤다 8~9차례"

악어를 찾아 돌아다니길 한참, 낚싯대 끝에 묵직한 무언가가 걸렸습니다. 거대 악어와 7시간 사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악어의 몸부림에 낚싯줄이 끊기고 낚싯대가 부러지는 등 배 안은 난장판이 됐습니다. 악어 한 마리를 놓고 낚았다 놓치기를 무려 8, 9차례… 믿기지 않는 건 악어가 도망치지 않고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악어는 지쳤고 사냥꾼들은 힘이 다한 악어에게 (미시시피 주 법에 따라) 올가미를 씌운 뒤 산탄총으로 쏴 마무리했습니다.

출처 : Tanner White Facebook

사냥이 끝났을 때 낚시 도구는 모두 부서져 있었고 남은 건 낚싯대 하나와 릴 2개가 전부였습니다. 거대한 악어를 손에 넣었지만 뿌듯함도 잠시,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보트 크기와 맞먹는 악어를 싣자 배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겁니다. 장정 4명이 보트 반대편으로 자리를 옮겨 가까스로 균형을 맞춘 뒤에야 육지까지 나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도 그들은 자신들이 잡은 악어가 얼마나 큰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길이 4.34미터 · 무게 364킬로그램…미시시피 주 사상 최대 크기

출처 : Tanner White Facebook

사냥한 야생동물을 가공해 주는 상점으로 악어를 가져가 줄자로 길이를 재자 14피트 3인치, 4.34미터가 넘었습니다. 무게도 802.5파운드, 364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악어의 배 둘레는 66인치(167.6센티미터), 꼬리 둘레는 46.5인치(118센티미터)였습니다. 지난 2017년 잡힌 길이 14피트 3/4인치 악어보다 2인치, 5센티미터 이상 더 큰 것으로, 미시시피 주에서 잡힌 악어 가운데 가장 큰 악어로 기록됐습니다.

이 거대한 크기는 계속된 사투 속에서도 악어가 끝내 도망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이유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악어(alligator)는 영역 동물이라 보통 200야드 (약 180미터) 정도인 자기 영역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나 큰 악어는 한 자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인간의 입장에서는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지만 악어 입장에서는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싸움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큰 악어는 지난 2014년 앨라배마에서 잡힌 길이 15피트 9인치, 4.8미터짜리 악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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