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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전문가 "마지막 위치, 日경찰이 빨리 파악했더라면" 아쉬움…'윤세준 일본 실종 사건' 추적

그알
스물여섯 청년은 어디로 갔을까.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미궁으로 남은 마지막 행선지 - 윤세준 일본 실종 사건'이라는 부제로 스물여섯 청년의 실종 사건을 추적했다.

서울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스물여섯 살의 윤세준 씨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일하던 복지관을 떠나 본가가 있는 원주로 올해 4월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휴식기를 맞아 일본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다. 지난 2019년 친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방문했던 일본이 마음에 들었던 그는 또다시 일본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었다.

동행인 없이 한 달 정도의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5월 9일 일본으로 떠난 윤 씨. 그는 한 달 동안 후쿠오카, 오사카, 교토, 나라 등을 여행했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수시로 연락해 자신의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지난 6월 8일 저녁 8시 누나에게 숙소로 이동하는 길이라고 밝힌 윤 씨. 그는 9시 26분경 숙소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끝으로 소식이 끊어졌다. 휴대전화는 꺼져있고 80일째 생활반응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이에 제작진은 윤 씨의 누나, 친구들과의 대화와 카드사용 내역 등을 토대로 윤 씨의 행적을 추적했다. 실종 직전인 6월 7일 일본 혼슈지방의 최남단 구시모토초에 도착한 윤 씨.

그는 다음날인 6월 8일 오후 7시 20분경 구시모토초의 한 우체국 앞 버스 정류장에 내린 후 누나에게 전화를 해 숙소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가 6월 8일 마지막으로 묵었던 숙소를 찾지 못해 그의 행적은 거기서 끝이 나고 말았다.

이에 제작진은 직접 일본으로 가서 윤 씨의 행적을 추적했고, 마지막 그가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마지막 숙소가 어디인지 수소문했다. 그러나 1시간 30분 반경의 구시모토초에 위치한 모든 숙박 업소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으나 윤 씨를 보았다거나 윤 씨가 묵었다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윤 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일본어 읽기가 불가능하고 길눈이 어두웠던 윤 씨를 떠올리며 그가 길을 잃은 것이 아닐까 추측했다. 이에 전문가는 "막연하게 어느 방향으로 가면 내가 가는 곳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생각에 목적지에서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 곳에 내려서 지도를 펴고 휴대전화에서 원하는 곳을 찾았을 때는 목적지가 생각보다 훨씬 먼 곳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누나에게 산길을 걷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깜깜하게 어두운데 나무 같은 것이 나타나고 지대가 조금 높으니까 산길이라고 표현했을 수도 있다"라고 추측했다.

제작진은 그의 이동 동선을 토대로 구시모토초에서 다리로 연결된 기이후시마섬에서도 윤 씨의 숙소 찾기를 이어갔다. 특히 야경이 예쁘고, 차 없이는 못 오는 길에 위치했으며 무료 주차가 가능한 곳이라는 그의 설명을 단서로 숙소를 추적했으나 어디에서도 윤 씨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이에 전문가는 "사건 수사를 하다 보면 나중이 되어서야 사실 그런 사람 왔었어요 하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사건에 얽히기 좋아하는 이는 없다. 그리고 내가 봤던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방어심리, 방어기제가 작용해 대답을 피했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내가 봤던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는데 내가 이야기를 했다가 엉뚱한 사람이 의심받고 사건이 잘못되면 어떡하냐는 걱정의 방관자 효과를 모두 갖고 있다. 그것 때문에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부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윤 씨의 실종 사건에 대해 범죄 전문가는 어떠한 범죄 사건에 연루되었을 확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윤 씨가 실종된 지역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강력범죄 비율은 낮은 지역이라 외부인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일어날 가능성도 적다는 것.

그런데 제작진은 취재 중 6월 8일 새벽 4시경 윤 씨를 목격한 것 같다는 현지 주민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새벽 4시 반쯤 차도의 옆 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것. 평소 인적이 없는 곳이라 놀랐다는 주민은 "휴대전화인지를 보고 있었던 것 같다. 힘이 넘치는 모습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었다. 윤 씨가 자발적인 잠적을 감행했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것. 하지만 윤 씨의 지인들을 포함해 전문가들도 그가 그럴 확률은 낮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전문가는 "주어진 상황에서 보았을 때 교통사고가 가장 확률이 크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보통의 시골 마을보다 훨씬 어두웠던 마을에서 차도와 인도가 구별되지 않은 길을 걷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실족사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로 해당 마을에서는 바다에 빠져서 실종되는 사고가 1년에 한두 번 발생한다는 것. 특히 주변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역이며 낚시의 성지라 불린 지역이기에 사고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실종 전 우연히 버스 기사에게 바다가 좋아서 이곳에 여행을 왔다고 밝혔던 윤 씨. 바다와 낚시를 좋아했던 그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닐까.

이에 마을 주민은 "낚시하던 분들이 물에 빠져서 실종되고 못 찾는 사고나 실종 사건이 종종 있다"라고 했다. 또한 전문가는 갯바위로 된 구시모토 해안은 "조수가 내려가면 갯바위를 걸어갈 수 있지만 조수가 오르면 갯바위는 바다의 밑바닥이 된다. 사람이 사고에 자주 휘말리는 장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해류가 빠른 지역 특성상 만약 해류에 쓸렸다면 굉장히 먼 곳까지 태평양 한가운데로 가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걱정을 자아냈다.

6월 말 일본 경찰도 윤 씨가 바다에서 실종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대적인 수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헬기와 비행기까지 동원해 수색을 진행했으나 아무것도 찾지 못했던 것.

이에 제작진은 윤 씨의 휴대전화의 마지막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면 윤 씨를 찾는데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윤 씨의 누나에게 일본 경찰에서 윤 씨의 마지막 위치 파악을 했는지 물었다. 그러나 일본 경찰은 아직 위치 파악을 하지 않은 듯한 이야기를 누나에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의 전원이 들어와 있을 당시의 위치 기록은 언제든지 확인 가능하다는 통신사는 "일본 경찰이 요청하면 위치를 알 수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제작진은 일본 경찰에 해당 내용에 대한 인터뷰 요청했으나 절차 없이 일본 경찰은 경시청을 통해서만 답변이 가능하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그리고 경시청 측은 이에 대한 어떤 답도 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오사카 총 영사관 측에 해당 질문을 했으나 영사관 측은 서면 답변으로 대신했다. 영사관 측은 일본 경찰의 수사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일본 경찰 측에 문의가 필요하다는 답변만 남겨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에 전문가는 "마지막 위치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실종 두 달이 넘도록 위치 파악이 진행되지 않은 것이 놀랍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일본 경찰이 최대한 빨리 위치 확인만 했었더라면 윤 씨가 언제 어디에서 마지막으로 생존하고 마지막 위치가 어디까지 확인됐는지 거기부터 수사를 시작하면 되는 것이었다. 만약 일찍 히 파악이 됐다면 지금쯤은 윤 씨를 발견했으리라, 너무나 안타깝고 화가 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일본의 실종 수사의 낙후된 시스템을 지적하며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방송은 일본 경찰이 이제라도 위치 기록 조회해 그 기록을 바탕으로 수사와 수색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또한 윤 씨를 애타게 찾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려 영사관도 적극 수사에 협조해 달라는 당부의 말과 함께 윤 씨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의 제보를 부탁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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