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내 공산당 전력 흉상 이전"…"역사 의식 빈약" 반발

<앵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세워진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문제를 삼은 것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전력입니다. 관련 단체들은 국방부의 역사 인식이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병남 기자입니다.

<기자>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이회영.

국방부가 지난 2018년,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이들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 이전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봉오동 전투의 주역인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전력입니다.

지난해 국정감사 등에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종섭/국방부 장관(어제) :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어서….]

이종찬 광복회장은 홍 장군의 공산당 입당은 독립운동의 수단이었을 뿐 그를 공산주의자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찬/광복회장 : 홍범도 장군은 이것저것 다 감안해 박정희 대통령 때 이미 건국훈장을 줬어요. 그러면 그 당시에 심사위원들이 전부 눈 감고 훈장을 수여했습니까?]

국방부는 육사에 설치된 흉상이 특정 시기의 독립군·광복군에 국한됐다고 이전 추진 배경을 설명했는데, 이 회장은 국방부의 역사 의식이 빈약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종찬/광복회장 : 독립운동의 전통을 국군의 전통으로 삼기 위해 만든 겁니다. 독립전쟁이 '일정한 시기'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만큼 역사 의식이 빈약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얘기하는 거죠.]

이런 논란에 대해 국방부는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면서도, 현재 설치된 흉상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는 굽히지 않았습니다.

흉상의 재료가 된 것은 국군 장병이 쓴 탄피 300kg.

제막식 당시 육사는 "독립군은 무기도 제대로 못 갖추고 싸웠지만, 이들의 희생으로 탄생한 군은 무장을 완비하고 나라를 지키고 있음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전민규, 화면제공 : 국방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