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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영재? 입시 영재?…사교육에 고민 빠진 영재 교육

<앵커>

과학영재 백강현 군이 서울 과학고 자퇴의사를 밝힌 뒤 우리 영재 교육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에 서울과학고를 포함한 8개 영재학교에 모두 2천500명이 다니고 있고 학생 1명당 많게는 1년에 2천600만 원이 쓰일 정도로 좋은 교육 여건을 갖췄는데요, 이런 영재학교에서도 대학입시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인재양성과 대학입시,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교육 현장을 손기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자칠판 속 수학 문제에 학생들 시선이 쏠립니다.

단순 문제풀이 대신 토론으로 해법을 찾는, 영재학교의 수학 수업입니다.

[이현진/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사 : (수학 수업은) 문제를 풀어내는 게 목표가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를 훈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교원 1명당 학생 수는 5명 안팎.

도서관에서 진행된 국어수업 땐, 4명이 둘러앉아 단편 소설 내용으로 한참 이야기를 나눕니다.

[권서연/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1학년 : 교실에서 같이 모여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질문을 만들고 서로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건 자주 하는 것 같아요.]

대학에서나 보던 학점제 기반의 교육 과정과 토론·실험 중심의 수업을 기본으로 하되, 학교별로 자유롭게 교육과정을 추가합니다.

이런 탁월한 교육 환경 때문에, 영재학교 입시는 치열합니다.

상당수가 입시를 위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고, 입학 후에도 주말엔 학원가를 찾아갑니다.

[입시학원 설명회 : 영재고는 입시잖아요. 아이들이 뭔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어떻게 보면 큰 문턱 같은 느낌이 있어요.]

한 전직 영재학교 교원은 "만들어진 영재와 선천적인, 잠재력 있는 영재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대학 입시 문제로 가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5년간 학업 스트레스나 의대 진학 등 다양한 이유로 영재학교를 그만둔 학생은 7개 학교에서만 87명에 이릅니다.

또 이번 백강현 군 사례에서 보듯, 고도영재 등 특수한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은 지금 영재학교 틀 안에도 없는 셈입니다.

영재 교육이라는 본연의 목표에 방점을 둘 수 있도록, 입시 부담을 어떻게 줄여나갈지가 영재학교의 과제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세경, 영상편집 : 박기덕, CG : 김한길,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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