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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460년 회랑'에 축구팀 낙서한 독일인들…"계획적이었다"

바사리 회랑 기둥에 칠해진 낙서 (사진=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이탈리아 피렌체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바사리 회랑'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낙서를 한 20대 독일인들이 붙잡혔습니다.

현지시간 24일 안사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군경찰은 지난 22일 밤 피렌체 바사리 회랑 기둥 7개에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DKS 1860'라는 낙서를 남긴 독일인 2명을 검거했습니다.

훼손된 바사리 회랑은 우피치 미술관에서 베키오 다리를 거쳐 아르노강 건너 피티 궁전까지 연결하는 약 1㎞의 고가 통로입니다.

이 길을 따라 수백 점의 르네상스 미술품이 전시돼 있으며, 1565년 피렌체의 통치자들이 위협에 대비해 만든 일종의 '비밀 통로'로 통했습니다.

피렌체를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지난 2016년 안전을 우려해 일반 접근을 폐쇄했다가 2021년 공개됐는데,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부끄러운 기물 파손 행위"라고 비판하며 "비열한 범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한 현지 당국은 용의자들의 동선을 추적, 사건 발생 2일 만에 이들을 붙잡았습니다.

20대 초반의 독일인 대학생인 용의자들은 피렌체에 관광을 왔다가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들 중 한 명은 붙잡힐 때 범행 당시 입었던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伊 피렌체 바사리 회랑 훼손 (사진=연합뉴스)
피렌체 일간지 '라 나치오네'는 범행 당시 용의자들은 술에 취하지 않았으며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히면서, 이들이 회랑 기둥에 적은 'DKS 1860'라는 글자는 독일 3부 리그 축구 클럽인 'TSV 1860 뮌헨'과 연관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이크 슈미트 우피치 미술관장은 훼손된 회랑에 복원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낙서를 지우는 데 약 1만 유로(한화 약 143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훼손범들에게 변상 요구와 함께 민사소송도 제기할 것"이라면서 사법당국을 향해 가혹한 벌을 내려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 또한 "작은 흠집이라도 기소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문화재 훼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히면서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24시간 무장 경비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안사 통신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문화재 훼손범들에게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진=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 페이스북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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