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갈 때 고민하게 되는 게 바로 팁이죠.
특히 미국처럼 팁 문화가 강한 나라를 가게 되면 팁을 어떤 상황에서 주고 또 얼마를 줘야 하나 이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식당 같은 경우에는 적게 주자니 앞에 서 있는 종업원 눈치가 보이고 또 많이 주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외국에서만 보던 이런 팁 문화가 국내에서도 자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T가 택시 기사님께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서비스 별점을 만점으로 주면 1천 원, 1천500 원, 2천 원 중에 골라서 팁을 줄 수 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어디까지나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서비스 도입 후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승객 1천900명이 팁을 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럼, 소비자 반응은 어떨까요? 안 그래도 택시요금이 비싸진 마당에 승객 부담이 더 커질 거라는 의견이 훨씬 많은데요.
택시 팁 도입에 대해서 소비자 1천 명에게 물어봤더니 이렇게 10명 중 7명이 반대하는 걸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매우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겨우 4%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팁을 둘러싼 논란은 팁 문화의 고향인 미국에서 오히려 더 시끌시끌합니다.
미국에서 팁 관행이 시작된 건 1800년대 말로 알려졌습니다.
처음에 서비스가 좋았다면 얹어주는 개념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게 관례가 됐죠.
부족한 종업원 임금을 손님 팁으로 대신하는 업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비스가 좋지 않더라도 보통 주문 금액의 15%, 많게는 30%까지 팁으로 내는 게 일반적인 게 됐습니다.
이런 관행적인 팁 문화를 두고 크고 작은 갈등은 수년 전부터 끊이지 않았습니다.
계산서에 이미 팁이 포함돼 있는데 추가 팁까지 요구하다가 손님들에게 소송을 당한 식당도 있었습니다.
[스펜서/변호사 (SBS 8뉴스 중, 지난 2015년) : 봉사료를 자동 포함 시켜놓고 그 밑에 또 팁 액수를 적으라는 건데 봉사료와 팁이 뭐가 다른 거죠?]
최근에는 무인 키오스크로 셀프 계산을 하고도 팁을 요구하는 자동 팁 안내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서비스를 받은 게 없는데 팁을 내라고 하니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죠.
여기에다 최근 국제적인 고물가 상황에서 팁 때문에 물가가 더 오른다는 의미로 팁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습니다.
미국에서도 이런데 우리나라에서 도대체 왜 팁 문화를 도입하냐는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다 국내 현행법으로 엄밀하게 따졌을 때 팁을 요구하는 게 불법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품위생법에서는 음식점 등은 가격표에 팁 같은 봉사료를 포함한 최종 가격을 표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점주나 점원이 팁을 직접 요구하는 경우에는 위반이 된다는 겁니다.
다만 손님이 원해서 자발적으로 팁을 내는 거라면 원칙적으로는 불법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