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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무너진 사법신뢰 · 재판 권위 회복"

이균용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무너진 사법신뢰 · 재판 권위 회복"
차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오늘(23일) 오전 김명수 대법원장을 면담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면담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최근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하여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성찰해 보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기고 글이나 국정감사 답변 등을 통해 사법부의 신뢰 저하와 정치화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해온 데 대해서는 "재판의 공정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든 사법제도의 기본이기 때문에 더 말씀드릴 게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지명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친한 친구의 친구이고, 당시에 서울대 법대에 고시 공부하는 사람들이 몇 사람 안 되기 때문에 그냥 아는 정도"라며 "직접적인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 사전 심리 도입을 골자로 하는 대법원 형사소송규칙 개정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196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같은 학과 1년 후배입니다.

1990년 3월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이후 두 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습니다.

2017년 2월부터 2년 동안 남부지방법원장으로, 2021년 2월부터 2년 동안은 대전고등법원장으로 근무하며 사법행정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이 후보자는 2021년 2월 대전고등법원장 취임사에서 "법원을 둘러싼 작금의 현실은 사법에 대한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했다"며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려 뿌리부터 흔들리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해 김 대법원장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반려하는 과정에서 거짓 해명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는데, 이를 겨냥한 비판이 아니냐는 해석이었습니다.

2021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법원장의 거짓말, 나는 되고 일반 국민은 안 되고 내로남불 아니냐" 묻자 "언론에 보도된 대로 사법부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날, 권순일 전 대법관의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에 대해선 "법관은 실제로 공정해야 하고 또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며 뚜렷한 소신을 드러냈습니다.

정통, 보수 법관으로 분류되는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전원합의체 구도에도 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3명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원 중 진보 성향 대법관은 6명, 중도·보수 성향 대법관은 7명으로 분류됩니다.

김 대법원장이 퇴임하고 이 후보자가 취임하면 진보 성향 대법관은 5명으로 줄고 중도·보수 성향 대법관은 8명으로 늘어납니다.

내년 한 해 동안 6명의 대법관이 교체되는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의 보수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을 시작으로 8월에는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이, 12월에는 김상환 대법관이 퇴임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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