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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정상회의 남아공서 개막…'회원국 확대' 온도차 감지

브릭스 정상회의 남아공서 개막…'회원국 확대' 온도차 감지
▲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가 22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샌튼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습니다.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러시아를 제외한 4개국 정상이 모두 직접 참석했습니다.

4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열린 정상회의 첫날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히는 회원국 확대 문제를 놓고 일부 회원국 간의 온도차가 감지됐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대신 보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서방 제재에 대한 비난을 쏟아부었습니다.

전날 남아공에 도착한 룰라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브릭스는 주요 7개국(G7)이나 주요 20개국(G20)의 대항마가 아니다"라며 "미국과의 경쟁 체제를 구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반 서방 연대 구축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중심의 국제 질서에 대항하기 위해 브릭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중국·러시아와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언급입니다.

그는 이날 오후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도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한 이후 미국,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회복했다"고 언급하는 등 서방과 관계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경제·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을 받는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립을 탈피하려는 러시아는 브릭스의 외연 확장에 적극적입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한미일의 공조 강화에 맞서 브릭스를 토대로 G7에 맞설 연대 구축에 나선다는 복안입니다.

시 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와 별도로 오는 24일 중국-아프리카 리더스 라운드테이블(정상회의)을 라마포사 대통령과 함께 공동 주재하는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입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에 앞서 양국 정상회담을 열고 브릭스 회원국 확대 문제에 대해 남아공과 중국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일 대국민연설에서 브릭스 회원국 확대 지지 입장을 천명한 그가 국빈 방문한 시 주석 앞에서 이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화상 녹화 연설에서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 제재로 국제 식량 안보가 위태로워졌다며 서방의 제재를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흑해곡물협정이 체결된 후 1년간 수출된 우크라이나 곡물 중 70% 이상이 선진국으로 공급됐다"며 "아프리카의 빈곤국으로 제공된 곡물은 3%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러시아는 아프리카 6개국에 2만 5천~5만 t의 곡물을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곡물 무상지원에 나설 것이며 이를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습니다.

라마포사 대통령과 모디 총리도 연설에 나서 개발 문제에서 브릭스의 협력을 강조했고 시 주석의 연설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대독했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저녁 행사장에서 2.km 떨어진 '서머 팰리스'에서 형식이나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브릭스 리더스 리트리트에 참석, 회원국 확대, 현지화 사용 확대 등의 이슈를 폭넓게 논의했습니다.

회원국 확대의 첫 번째 수혜국인 남아공은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 확장을 위한 원칙과 기준, 지침, 절차 등을 담은 문서를 마련해 정상들에게 제출했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이를 토대로 브릭스의 회원국 확대 여부를 비롯해 외연 확장 방식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인도와 브라질이 회원국 확대 문제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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