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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 20% 예산 깎겠다"…기초과학계 '반발'

<앵커>

내년 연구개발에 쓸 나라 예산이 21조 5천억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올해보다 3조 원 넘게 줄어든 건데, 국가 연구 개발 예산이 깎인 건 8년 만입니다. 인공지능이나 바이오 같은 7가지 첨단 분야 예산은 대폭 늘리되, 성과 하위 20%는 예산을 확 깎고, 108개 사업도 통폐합하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이라는 건데, 문제는 이런 성과주의로 가다 보면, 길게 봐야 하는 기초연구 분야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정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8년 만의 R&D 예산 삭감, 그것도 13.9%, 큰 폭 삭감의 배경으로 정부는 과학계 '카르텔', 연구비 나눠 먹기 관행을 들었습니다.

[이종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 이권 카르텔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관행적으로 증가해온 R&D 사업에 과감한 구조조정을 시작하였습니다.]

나눠먹기식으로 성과가 부진한 사업 108개를 구조조정했다고 했는데, 어떤 카르텔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오대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투자심의국장 : 어떤 사업이 카르텔 사업이다. 특정 지을 수는 없겠습니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는데, 첨단바이오, 인공지능, 사이버보안, 양자, 반도체, 이차전지, 우주 등 7대 국가전략기술분야에는 예산을 6.3% 늘렸습니다.

반면 깎인 곳은, 먼저 정부 출연 기관들.

누리호 주역인 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25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 예산이 10% 깎였습니다.

또 정부 지원 등이 없으면 성장하기 어려운 기초과학 분야도 6.2% 삭감됐습니다.

기초연구 지원사업은 연구팀이 직접 신청해 경쟁하는 구조여서 사실 카르텔과 무관한데도 삭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최은영/기초연구연합회 부회장(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개인 기초 연구 사업 같은 경우에는) 경쟁을 통해서 과제를 수주하는 건데 뭐가 카르텔인 건지 잘 모르겠다. 국가적인 혁신은 연구 개발을 통해 이뤄지는데 그 미래가 좀 불투명해지는 거잖아요.]

연구자들에게 지급되는 연구 수당도, '인센티브 성격'이었다며 줄이기로 해 연구자들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 걸로 보입니다.

과학계와 과학기술 노조 측은 일부 연구 부정사례를 명분으로 성실한 연구자들까지 부정적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연구비 카르텔이 무엇을 말하는지, 연구 평가 기준이 어떤지 제시하라고 반발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김세경,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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