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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죽은 몸들이 우리와 합체된다…'미래 생물 발굴'

[FunFun 문화현장]

<앵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어찌 보면 동식물의 죽은 몸입니다. 그런 죽은 몸들이 우리와 합체돼 '미래 생물'이 된다는, 독특한 상상의 세계가 기이한 조형 작업으로 펼쳐집니다.

이주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래 생물 발굴 / 9월 16일까지 / 아트스페이스3]

동식물들이 식탁 위에 오를 땐 이미 생명이 없는 상태여서, '음식'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작가 이피는 조각 작업을 통해 이 음식 상태의 동식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합니다.

죽은 것들이지만 우리 몸 안에 들어와 미래의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입니다.

[이피/작가 : 그리고 죽은 몸들이 뭐라 그러나…. 재생산되는 곳이잖아요. 부엌도 굉장히 폭력적인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죽은 것을 요리하는.]

식탁은 죽은 동식물들의 장례식장일 수 있지만, 새로운 생명을 위한 축제의 장이기도 합니다.

회화 작업에서도 삶과 죽음은 서로 공존하며 순환합니다.

검은색 바탕에 금색 선은 내용뿐 아니라 기법상으로도 종교적 세계관을 담아냅니다.

[이피/작가 : 제가 절에 들어가서 불화를 정말 도제 수업처럼 한 몇 년간 수행하듯이 배웠어요. 차근차근 얇은 색을 올려서 색을 내는 작업이 불화 기법에 기반한 작업이에요.]

진지한 철학적 탐구와 함께 매일매일의 일상을 드로잉으로 남기기도 합니다.

일기를 쓰는 것처럼 자신의 내면을 그려내는 것입니다.

[이피/작가 : 제가 먼저 구상을 해서 그리는 그림이라기보다는 제 손이 먼저 먼저 출발하여서 완성하는 드로잉이라고 할 수 있어요.]

수행하듯 묵묵히 그리고 세심하게 살린 디테일로 화려하고 장식적인 조형미를 완성했습니다.

그로테스크하지만 심오한 시각적 체험은 우리 기억 속에 뚜렷하게 각인됩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김병직,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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