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당신이 소셜미디어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알 수 있다면?

[뉴욕타임스 칼럼] What if You Knew What You Were Missing on Social Media?, By Julia Angwin

스프 nyt 칼럼
 
*줄리아 앵윈은 탐사보도 전문 기자다.
 

소셜미디어는 때로 거대한 신문 가판대,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신문 가판대처럼 느껴진다. 소셜미디어는 언론사에서 나오는 뉴스뿐 아니라 당신의 할머니, 친구, 유명인사, 당신이 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소식까지 모두 전하는 성대한 뉴스 잔치와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대개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대부분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사용하는 알고리듬은 당신의 행동에 따라 당신에게 보이는 게시물의 범위를 좁혀나간다. 당신이 유명 인사의 게시물을 친구와 공유하면서 할머니의 게시물은 그냥 보고만 넘겼다면, 앞으로 당신의 피드에는 유명 인사의 게시물과 비슷한 종류의 게시물이 더 많이 뜨게 된다. 팔로우할 계정을 직접 선택할 때도 어떤 게시물은 당신에게 보이고 어떤 게시물은 보이지 않는지가 알고리듬에 의해 결정된다.

이 모델에는 문제가 많다. 우선, 이른바 '필터 버블'에 갇혀 기존의 믿음을 강화하는 뉴스만 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을 더욱 극단적인 콘텐츠로 몰아가는 알고리듬은 말 그대로 토끼굴과 같다.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에 중점을 두는 알고리듬은 터무니없거나 끔찍한 콘텐츠에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도 '누가 알고리듬을 통제하는가'의 문제와 비할 바가 못 된다. 역사상 공공 담론을 통제할 힘이 이처럼 공익에 복무할 의무가 전혀 없는, 이익을 추구하는 목표만 생각하면 되는 소수의 사기업의 손에 놓인 적이 있었던가.

일론 머스크의 (이제는 X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트위터 인수를 통해 우리는 개인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장악하고 정치적 아젠다를 밀어붙이려고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똑똑히 보게 됐다.

트위터를 인수한 후 일론 머스크는 "깨어있는 사상 바이러스(woke mind virus)"를 물리치겠다는 선언을 거듭했다. "깨어있는 사상 바이러스"가 무엇인지는 본인도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했지만, 대략 민주당 정책, 진보 정책을 의미하는 듯하다. 머스크는 백인 우월주의나 반유대주의 견해를 지지해 정지 처분을 받은 계정들을 부활시키는 한편, 언론인과 활동가들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트위터에서 쫓겨났던 터커 칼슨이나 앤드루 테이트 같은 극우 인사들을 홍보하기도 했다. 정책을 바꾸어 사용자가 돈을 내고 알고리듬으로 특정 게시물을 띄울 수 있게 하고, 자기 게시물을 띄우고자 알고리듬을 바꾸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는 아틀란틱 기사에서 찰리 워젤이 지적한 대로였다. 트위터는 이제 "미국 정치 오른편의 이해와 편견, 음모론을 밀어주는 극우 소셜네트워크"로 전락하고 말았다.

대중이 알고리듬 통제를 크게 인식하게 된 계기는 트위터 인수였지만, 어떤 테크 기업이든 마음만 먹으면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다. 권력을 얻기 위해 알고리듬을 가로채고 장악하려는 자들을 막아내려면 우리에게는 알고리듬의 '프로-초이스(pro-choice)' 운동이 필요하다. 사용자인 우리가 가판대에서 무엇을 읽을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그리는 이상적인 세상에서라면, 나는 공급자들의 리스트로부터 나의 피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 큐레이션의 전문가인 도서관 사서들이 꾸린 피드라든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언론사의 피드를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다.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ACLU)이 만든 피드와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이 만든 피드를 나란히 놓고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볼 수 있다면 흥미로울 것이다. 어쩌면 그냥 취향이 훌륭한 내 친구 수지의 큐레이션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사용자에게 알고리듬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베오그라드의 한 단체는 추천 알고리듬이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럽연합 규제 당국은 플랫폼이 사용자 행동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알고리듬 옵션을 최소한 하나는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한 곳 가운데 하나가 블루스카이(Bluesky)라는 소셜네트워크다. 최근 데이터를 공개해 개발자들이 직접 다양한 알고리듬을 짤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트위터를 만든 잭 도시가 후원해 만든 블루스카이는 현재 26만 5천 명의 사용자 가운데 20%가 맞춤형 피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 블루스카이 계정 피드에서 나는 '테크 뉴스', '귀여운 동물 사진', '긍정 피드'라는 제목의 피드를 오간다. 가장 좋아하는 피드는 "당신의 확장 소셜 서클의 흥미로운 콘텐츠"를 포함하는 '홈+' 피드다. 이 중 일부는 블루스카이 개발자들이 만든 것이고,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것도 있다. 간단히 '나의 피드(My Feeds)' 메뉴로 가서 다양한 선택지의 메뉴판 가운데 보고 싶은 피드를 선택하면 된다. 야구 관련 소식을 전하는 'MLB+', 장애 관련 키워드를 뽑아내는 '#장애', 우크라이나 모금 소식을 전하는 'UA 모금' 등 다양한 피드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피드 선택지가 있다 보니, 누구를 팔로우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소셜네트워크로 갈아타는 일이 덜 부담스럽다. 트위터에서 가지고 있던 네트워크를 고스란히 다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이미 큐레이션이 잘 되어있는 피드에 발을 담그면 새로운 사람들과 주제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블루스카이 CEO 제이 그레이버는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사용자가 자신이 무엇에 집중할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개발자들이 정보를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을 가지고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물론 알고리듬 선택이라는 이슈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스탠포드대학교 정치학과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2020년 외부 기관이 알고리듬 선택권을 제공하도록 하자고 제안했을 때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스프 배너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