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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사상 최악의 하와이 산불, 이 산업이 쇠퇴한 게 원인이라고?

[지구력] 외래종 목초가 부른 재앙급 산불

대형 산불에 휩싸인 하와이 마우이섬 교회 (사진=AP, 연합뉴스)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 사망자가 114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도 1,300명까지 추정될 만큼, 이번 사태가 하와이 역대 최악의 재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거센 바람과 더불어 이번 하와이 산불의 주원인 중 하나로 외래종 식물들이 꼽히고 있죠.

주로 아프리카에서 하와이로 넘어온 목초류들인데요. 기니 그래스, 버펠 그래스, 당밀 그래스 등의 가축 사료용 작물입니다. 주로 건조한 기후에서 잘 버티고 한 번 비가 오면 하루에 6인치까지 자랄 정도로 생장력이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니 그래스의 경우, 식물의 전체 부위 가운데 영양분이 많은 잎 부분이 커 엽 면적 비중이 40%가 넘을 만큼 사료 가치가 높은 게 특징입니다.

불붙은 기니 그래스, 화염 봤더니


스프 지구력 하와이 산불
하지만 산불에는 아주 취약한 특성이 있습니다. 빠른 성장 속도는 물론 아주 빽빽하게 고밀도로 자라는 특성 탓에 한 번 불이 나면 엄청난 화염 연료의 역할을 한다는 점입니다. 하와이대학 연구진이 찍은 기니 그래스 실험 화재 사진을 보면, 강풍이 없는 조건에서도 화염 높이가 4~5미터를 치솟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옆 사진은 또 다른 외래종인 분수풀 지대에서 불길이 번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토착종이든 외래종이든 산불에 휩쓸리면 피해가 날 수밖에 없지만, 화마에 휩쓸린 자리를 다시 차지하는 건 외래종 목초류였습니다. 문제가 된 외래종들이 건조 기후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기니 그래스, 어떻게 하와이에 유입됐나?


스프 지구력 하와이 산불
기니 그래스 등 외래종 식물이 하와이에 들어온 건 유럽의 식민주의 탓이었습니다. 18세기 후반 쿡이나 밴쿠버 같은 탐험가들이 하와이에 도착했을 때 염소와 돼지, 소를 가져다주면서 목축업이 시작됩니다. 뒤이어 19세기 초부터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장이 자리 잡게 되고요. 이 과정에서 가축에게 먹일 사료도 함께 가져오게 된 겁니다. 빠른 성장 속도와 생산량으로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았기 때문이죠.

하와이 농축산업 쇠퇴가 부른 외래종 방치


스프 지구력 하와이 산불
그런데 하와이 번영의 상징이었던 농축산업이 20세기 중후반 들어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이 무렵 하와이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토지 가격이 상승한 데다 미국 서부 등 본토 내 축산업에 비해 운송비가 많이 들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축산분뇨 등이 바다로 유출돼 해양오염을 일으키면서 어업인들과의 갈등도 한몫을 합니다. 플랜테이션 농업 역시 노동 비용 등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환경 문제가 제기되면서 뒷걸음질 치게 됩니다. 하와이 농축산업 규모를 1960년과 2012년을 비교했을 때, 농업 경작지는 20만 ha에서 7만 ha로 65% 감소했고, 가축 방목지는 85만 ha에서 32.4만 ha로 62% 감소한 걸로 나타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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