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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친절했다면 돈 더 주세요"…반발 커지는 '팁 문화'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1일)은 경제부 노동규 기자와 함께합니다. 노 기자, 10명 중 7명 반대 이거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궁금하시죠. 10명 중 7명이 반대한다는 이거 뭘까요. 바로 '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택시 팁' 얘기인데, 오늘 팁 문화 얘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최근에 카카오T, 택시 호출의 카카오T가 지난달부터 택시 기사한테 '팁'을 따로 추가 결제할 수 있게 했잖아요.

오늘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 이제 한 달 조금 지났습니다.

그런데 이거 '싫다', '반대하는 편이다' 이런 소비자가 '10명 중 7명이 넘더라'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20대에서 50대 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인데, 요즘 카카오T 앱 보면 택시 불러 탄 뒤에 탑승 경험 어땠는지 만약 별점 5개 주잖아요.

그러면 택시 기사에 주는 '감사 팁'이라면서 1천 원, 1천5백 원, 2천 원, 이렇게 추가 결제를 할 수 있게 해놨거든요.

이거 싫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겁니다.

물론 강제는 아니고 승객 자율로 선택할 수 있는 건데, 이 기능 도입 뒤 일주일 동안을 보니까 하루 평균 약 2천 명이 이 기능을 써서 기사한테 팁을 드렸다고는 합니다.

그래도 이 기능이 싫다는 사람이 많다는 건 택시 호출앱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회사가 이런 걸 도입하고 자꾸 쓰다 보면 결국 요금이 오르는 셈 아닌가, 이런 걱정들이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안 그래도 택시요금이 올해 올랐는데 팁 주는 거에 부담 느끼는 소비자들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면 택시 말고도 서비스업 곳곳에서 팁을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죠. 또 다음 화면을 보시겠는데요. 이거 이 사진 보셨나요. 이거 최근에 SNS에서 화제가 됐다는 건데 이게 지금 식당이에요.

식당의 테이블에 올라가 있는 건데 친절히 응대해 드렸다면 5천 원 정도의 팁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팁을 달라, "친절했다면 돈 더 주세요." 이런 얘기인데 서비스는 당연히 친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 당연한 걸 했다고 돈 더 내라고 하는 거면 맛있게 먹었다고 돈 덜 내도 되는 거냐 이런 반발이 적지 않았습니다.

어떤 카페에서는 최근에 계산대에 유리병을 놨답니다. 자세히 보시면 저기 현금이 담겨 있어요. 팁 달라는 거죠, 역시.

미국에서나 보던 팁 문화를 세련된 문화인 양 들여오는 업장들이 지금 생기고 있는 건데 최근 온라인에서는 또 새로 개업한 카페 얘기입니다.

직원이 계산할 때 아예 팁 어떠시냐 이렇게 물으면서 요금의 5%, 7%, 10% 중에 고르라고 했다. 이런 얘기도 돌고 있습니다.

완전히 미국식인 거죠. 현금 없이 카드만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지니까 아예 카드 결제할 때 함께 과금을 하면서 선택하게 하는 거거든요.

안 주겠다 하면 괜히 죄라도 짓는 것처럼 찜찜하게 만드는 거라 절대로 우리나라에 유행하면 안 되는 문화다.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게 정작 팁 문화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는 최근에 팁 주는 데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들어보셨을 거예요. '팁 피로감', '팁플레이션'이런 것 들어보셨을 텐데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요즘 카드 계산을 하다 보니까 거기서 아예 이렇게 팁을 선택할 수 있게 함께 태블릿 같은 것으로 누르게 하는데 보시면 0% 없이 20% 이런 걸로 처음부터 설정을 해놓다 보니까 괜히 화가 난다는 거예요.

특히 팁 자체가 원래는 서비스에 대한 고마움, 선의로 주는 건데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셀프서비스 식당이나 심지어 드라이브 스루 매장까지도 사실상 봉사료조로 팁을 강요하고 있으니까 미국 사람들도 이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특히 젊은 세대 불만이 많습니다.

한 조사를 보니까 베이비붐 세대는 10명 중 8명이 레스토랑 서빙 직원에게 '항상 팁을 준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이른바 Z세대는 10명 중 3명 정도만 팁을 줬다는 거예요.

식당 같은 업장으로서는 코로나 이후로 인건비가 올라 어쩔 수 없다. 이런 얘기인데, 사장들이 줘야 할 임금을 소비자더러 내라는 식이니까 불만이 커지는 겁니다.

근데 사실 미국은 최저임금이 주마다 다르기도 하고 팁 받는 노동자이면, 그런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 안 지켜도 되거든요. 그런 데도 있어요.

그런데 실제 식당 서빙 노동자들 그러다 보니까 수입의 상당 부분이 임금보다는 팁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까 불만이 커져도 함부로 어떻게 못 하는 문화다. 이래서 피로감만 쌓이고 결과적인 물가 인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린 팁 문화 자체가 낯설잖아요. 그리고 단일 최저임금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도대체 뭔 문화냐 이렇게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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