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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먹고 한 달 휴가도 포기…여유롭던 프랑스 달라졌다

<앵커>

음식에 진심인 미식가들이 많고, 또 여름휴가는 1달이 기본인 여유 있는 나라, 바로 프랑스 얘기입니다. 최근에는 달라졌습니다. 덜 먹는 건 물론, 휴가도 포기하는 프랑스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파리 시내 한 건물 앞에 100m 넘는 긴 줄이 생겼습니다.

대학생에게 음식을 무료로 나눠주는 봉사단체의 행사장입니다.

[뱅상/파리 소르본대 학생 : 저렴한 할인매장에 가서 장을 보는데, 그곳에서도 식재료 값이 작년보다 50%나 올라 큰 부담이 됩니다.]

이 봉사단체는 지난 한 해 동안 프랑스 전역에서 100만 끼니 분의 식사를 나눠줬는데, 올해는 7월까지 벌써 150만 끼니를 제공했습니다.

슈퍼마켓 등에서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을 모아서 나눠주는 푸드뱅크 방식인데,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줄리앙/식품 나눔 봉사단체 대표 : (높아진 식재료 값 때문에) 프랑스 대학생의 80%가 하루 3끼 대신 2끼만 먹거나 음식의 질을 낮추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6월 식품소비량은 1년 반 전과 비교해 10%나 감소했는데,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가정 내 식품소비가 줄어든 건 1980년 관련 통계가 도입된 뒤 처음입니다.

외국에서 1달 가까운 긴 여름휴가를 갖는 걸로 유명한 프랑스인들이지만, 숙박비와 외식비, 항공료 등이 한꺼번에 급등하며 올해는 국민 40%가 휴가를 포기했습니다.

[폴/파리 시민 : 외국에 가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프랑스에 머물며 저렴하게 휴가철을 보낼 겁니다.]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0.6%로 정점을 찍은 뒤 조금씩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5%대 높은 수준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특히 식품과 에너지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인 가운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인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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