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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54년 만에 나타난 친모 중재안마저 거부 "다 내가 갖겠다"

2년 전 거제 해상에서 300톤이 넘는 대형 선박 대양호 127호가 폭풍우에 침몰했습니다.

선박에 타고 있던 고 김종안 씨는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56년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숨진 김 씨 앞으로는 사망 보험금 2억 3천여 만 원과 선박회사 합의금 5천만 원 등 모두 3억 원 정도의 보상금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인이 2살이던 시절 사라져 그간 아무 연락 없던 친모가 보험금을 갖겠다며 나타났습니다.

민법의 상속 규정을 내세워 친모인 자신이 보상금을 모두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유족들은 재혼 뒤 새로운 가정을 꾸린 친모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심에선 법원이 친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 김종선 | 고 김종안 씨 누나(9일) : 저희 동생은 아직도 시체를 못 찾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어릴 때 부모 없이 살면서 너무 힘들게 살았습니다. 지금와서 부모라고 해서 왔다는 게 너무 서글프고 억울합니다. ]

항소 법원이 판결을 앞두고 사망 보험금의 40% 정도를 딸과 나누라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친모는 최근 이 중재안마저 거절했습니다.

아들 사망으로 인한 보상금을 모두 자신이 갖겠다는 겁니다.

누나 종선 씨는 생모는 이미 동생 통장에 있던 현금과 동생의 집도 모두 자기 소유로 돌려놓았다며, 죽은 동생의 법적 권리자는 6년간 함께 살았던 사실혼 관계 배우자와 3남매를 키워준 고모와 친할머니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양육 의무를 지키지 않은 부모의 재산 상속을 금지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망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할 항소심 선고는 이달 31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취재 : 정혜경 / 편집 : 장현기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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