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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말라가는 메콩강'엔 반중 정서가 흐른다?

[경제자유살롱] 신냉전의 새 전장②…인도차이나 반도 물 독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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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이 말라간다?

메콩강의 길이는 4,350km입니다. 길이만 놓고 보면 세계 12위입니다.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길고 어마어마한 강은 아니지만, 인도차이나 반도에 사는 6천5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이 강은 소중한 '삶의 터전'입니다. 담수 어업량 세계 1위의 강이고, 삼모작이 가능한 하류의 곡창 지대를 지탱하는 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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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해서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을 가로지릅니다. 이 강에 의지해 먹고사는 인구가 많다 보니 이해관계가 얽히기라도 하는 날에는 해당 국가 정부와 국민들 모두 아주 날카롭게 반응합니다.

그런데 이 강 상류에 중국이 댐을 짓기 시작하면서 분란이 시작됐습니다. 물 유입량이 줄어들고, 때마침 찾아온 가뭄과 겹치면서 강바닥이 드러나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민물 어업량 감소', '하류의 벼농사 타격' 같은 먹고사는 것과 관련된 문제들이 쏟아지면서 메콩강이 갈등의 현장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인도차이나 반도에서의 중국 움직임을 억제하고 싶은 미국이 가세하면서 문제는 점점 더 미묘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11개 댐…70개까지?

중국은 현재 상류에 11개의 댐을 지었습니다. 당연히 강물 유입량이 줄었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민물 어업량'이 줄었다고 발끈했고, 특히 하류의 비옥한 삼각주를 갖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땅을 비옥하게 하는 퇴적물'이 2007년에 비해 70% 줄어 벼농사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실제로 메콩강은 100년 만의 최저 수위를 기록했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인도차이나반도들은 '식량 안보 위기'로까지 해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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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중국은 이런 비난까지 받으면서 댐들을 짓고 있을까요?

첫째, 이 지역에서 전기를 만들어 전기 소비량이 많은, 멀리 중국 동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중국은 수력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둘째, '물 부족 국가'인 중국의 수자원 확보 차원을 위해서입니다. 중국 땅에는 세계 인구의 20%가 있지만, 담수량은 단 7%만 있는 '물 부족 국가' 가운데 하나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은 빠른 성장으로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담수량도 부족하고, 특히 1인당 수자원이 세계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수자원을 관리하는 시설도 부족해, 그 물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있다"라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물 부족 스트레스'라는 지도를 보면, 붉은색으로 표시된 물 부족 지역이 중국 북쪽에 넓게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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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상의 노란색 부분(주로 양쯔강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남쪽과 티베트고원을 갖고 있는 서쪽입니다)이 상대적으로 물이 많은 지역입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남수북조 치수 정책'라는 치수 정책을 써왔습니다.

"북쪽은 메마르고, 남쪽은 물이 많기 때문에 남쪽의 물을 북쪽으로 돌린다. 티베트 고원의 물이나 양쯔강의 물을 황허강으로 흐르게 한다. 댐을 짓고, 수로를 만들어 물 관리를 한다"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메콩강 상류를 포함한 티베트 지역에 많은 댐을 짓고 물에 욕심을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물론 메콩강에 댐을 마구 짓고 있는 이유에 대한 중국의 답변은 다릅니다. "메콩강의 가뭄과 홍수가 심하다. 댐건설을 통해 우기에는 홍수를 막고, 건기에는 가뭄을 막는다"라는 게 공식 입장입니다. 라오스, 캄보디아 같은 친중국 국가들에게는 차관을 빌려줘 댐을 70개까지 늘리겠다는 복안도 짜고 있습니다. 중국은 메콩강을 란창강이라고 부르는데,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가들과 메콩-란창 협의체를 만들어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들의 반발을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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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중국의 주장을 말 그대로 믿기에는 매년 메콩강의 상황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습니다. 2019년, 2020년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매년 메콩강의 수량이 점점 줄어들고, 툭하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농업과 어업을 통해 메콩강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들의 인내'가 이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메콩강에 흐르는 반중 정서

인도차이나 반도 가운데 베트남과 태국의 반응이 가장 격합니다. 베트남은 중국의 댐 건설이 '물 욕심', '전기 욕심'을 넘어 '하류 국가 길들이기'의 의도가 있다고 해석합니다. 책 베트남 라이징의 저자 유영국 작가는 SBS 경제자유살롱에 출연해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분명히 물을 가지고 '길들이기 작전'을 하려고 하는 걸로 지금 다들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중국에 의해서 특히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이 중국에 끌려가게 되었을 때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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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경우 메콩강의 가장 최하류 지역이기 때문에 더 민감합니다. 게다가 그곳은 베트남 최대 곡창지대입니다. 유영국 작가는 최근 베트남의 반응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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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더 밑으로 내려가 버리면 거기가 이제 베트남 최대 곡창지대이고 보통 쌀농사를 삼모작, 사모작까지 하는 지역이에요. 그런데 담수가 부족해지다 보니까 점점 땅이 염소화하면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게 되고 있어요. (베트남 입장에서는) 식량 안보에 문제가 생깁니다. 게다가 메콩강 지역에는 수많은 어족이 있어 잡은 고기를 미국으로 수출도 많이 하거든요."

베트남 입장에서는 중국이 '친중 국가'를 이용해서 인도차이나 반도의 맹주였던 베트남의 목을 죄고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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