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참사 하와이, 땅 투기꾼 기승에 '부동산 거래 중단' 추진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하와이 산불 참사를 기회 삼아 현지의 땅이나 집을 사들이려는 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자 현지 당국이 부동산 거래 중단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하와이주 법무장관에게 최대 피해지인 마우이섬 라하이나 일대의 토지 거래를 중단시키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이런 조치에 대해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의도는 누구도 토지 수탈로 인한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지금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땅을 사겠다는 제안을 들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8일 발생한 산불로 라하이나 일대에선 최소 2천200여 채의 구조물이 파괴되거나 손상됐으며 이 중 80% 이상이 주거용 건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현지에선 재건 과정에서 부동산 개발 붐이 일어 현지 주민이 쫓겨나고 부유한 외지인들이 도시를 차지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그린 주지사는 18일까지 부동산 거래 중단 조처와 관련한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이 땅을 계속 갖고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까지 산불 참사로 사망이 확인된 희생자의 수는 111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9명에 불과하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