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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철근 누락' 단지도 무자격 수두룩…LH는 몰랐다

<앵커>

붕괴사고가 일어났던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의 도면을 무자격 업체가 작성했다고 저희가 보도해드렸습니다. LH의 철근 누락 아파트에서도 무자격 업체들이 도면 업무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LH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안상우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고,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양주시에 들어설 LH 행복주택.

무량판 기둥 154곳 모두 전단보강 철근이 빠진 채로 지어졌습니다.

경기 오산시의 행복주택도 무량판 기둥 90곳 중 75곳에서 철근이 빠져 있었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6일) : 이걸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 일회성 넘어가서는 안 된다라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고요.]

두 곳 다 구조 도면에서부터 철근이 빠져 부실 시공으로 이어졌는데, SBS 취재 결과 이들 단지의 구조도면 작성은 구조기술사 사무소로 등록하거나 기술사를 채용한 적이 없는 무자격 업체가 맡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발주처인 LH는 지침으로 전문가인 구조기술사가 구조도면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입니다.

설계 단계부터 철근이 빠진 LH 아파트 10개 단지 가운데 발주처인 LH 모르게 무자격 업체가 구조도면을 작성한 곳은 무려 6곳.

LH에는 구조기술사가 구조도면을 맡았다며 허위 계약서를 제출한 다음 건축사가 직접 그리거나, LH에 보고한 구조기술사가 아닌 다른 건축사에서 재하청을 받아 작업하는 식이었습니다.

[건축사 관계자 ('무자격' 구조도면 작성 업체) : 우리가 구조도면을 안 그리면 누가 그리겠습니까? 설계 사무실에 다니는 사람한테 물어보면은 저하고 똑같은 이야기를 할 겁니다.]

하지만 LH는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난 직후 LH는 설계를 맡은 건축사에 무자격 업체가 도면을 작성했는지 직접 공문을 보내 확인에 나섰지만, 구조기술사가 도면을 작성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자 그대로 조사를 멈췄습니다.

[강대식/국민의힘 의원 : 무자격 업체의 도면 설계, 이런 문제들이 건설 현장에서 총체적 부실을 가져온 건 전적으로 LH의 책임입니다.]

LH는 뒤늦게 내부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구조도면 작성을 구조기술사가 맡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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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부 안상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무자격' 도면 작성, 많은 이유는?

[안상우 기자 : 기본적으로 발주처인 LH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자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문제가 LH의 전관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지적을 합니다. 건축사 사무소에서 전관을 앞세워서 LH로부터 일감을 따내기만 하면 그 뒤로는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자기들 마음대로 안전에 직결된 구조도면 업무를 무자격 업체한테 재하청을 주거나 아니면 자기들이 직접 작성을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무너진 인천 아파트를 비롯해서 철근이 빠져 있다고 밝혀진 아파트들 중에서 무자격 업체가 구조도면을 작성한 곳은 저희들이 파악한 곳만 7곳입니다. 그런데 이 중 4곳의 설계업체들에서 전관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LH가 추가로 철근이 누락됐다고 밝힌 5개 아파트단지도 설계와 감리 계약 역시 대부분 전관 업체들이 수주하고 있었습니다.]

Q. LH 조사 상황은?

[안상우 기자 : 일단 경찰이 LH 진주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그러니까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이번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에 앞서서 LH는 자체적인 혁신안을 내놓기는 했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꼼수 임원 사퇴였고, 그리고 그 와중에 전관 업체들과 계속 계약해왔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LH를 위해서는 대수술에 가까운 고강도 혁신안이 필요한 상황인데,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개혁안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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