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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돌려달라" 몰려든 투자자…중국 금융 위기 커지나

<앵커>

다음은 먹구름이 짙게 껴 있는 중국 경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업체들이 제때 이자를 내지 못할 만큼 위기에 몰리면서 그 여파가 이제 금융권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체에 투자해 왔던 신탁회사들이 고객들이 맡겼던 예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의 항의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다는데, 베이징 권란 특파원 리포트 먼저 보시고, 현지를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지난 2021년부터 건설을 시작을 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인부도 단 한 명도 없고 작업을 완전히 멈춘 상태입니다.

입구 쪽으로 가보니 대여섯 명이 천막을 치고 모여 앉아 있습니다.

회사가 디폴트 위기에 놓이며 입주는커녕 투자금 회수마저 불투명해지자 석 달 넘게 농성하는 분양권자들입니다.

이런 부동산 업체에 투자해 온 신탁사들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신탁사 중롱은 30개 이상의 만기 상품 예금 지급을 미뤘습니다.

3천500억 위안, 약 64조 원 규모입니다.

중롱국제신탁의 베이징 본사 앞입니다.

자칫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매일 몰려들면서 이렇게 주변은 경비가 매우 삼엄해졌습니다.

[마오파칭(중롱 이사회 서기)는 돈을 돌려달라!]

[중롱 투자자 : 1천만 위안(약 18억 원)과 집 2채를 투자했어요. 피땀 흘려 평생 모은 재산입니다. 이제 방법이 없네요.]

7천만 위안, 약 130억 원을 투자한 이 여성 투자자는 아예 넋이 나간 채 중롱 사무실에 주저앉았습니다.

신탁사 중롱의 대주주, 중즈그룹은 긴급 회의를 열어 유동성 위기를 인정하고 부채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즈그룹이 관리하는 자산은 1조 위안, 우리 돈 약 182조 원 규모입니다.

중즈와 같은 초대형 금융그룹의 위기는 다른 금융회사들로 번질 가능성도 커서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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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위기감 때문인지 오늘(17일) 중국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였어요?

<기자>

오늘 외환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한때 1달러당 7.31위안을 찍으면서 16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중국은 1달러에 7위안을 '포치'라고 해서 환율 방어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지난 5월부터 이 7위안이 깨지면서 약세를 이어왔습니다.

미중 간에 금리 격차에다가 최근 부동산, 또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JP모건은요, 5.0에서 4.8%로, 모건스탠리와 영국의 바클레이즈도 각각 0.3, 0.4%포인트 내렸습니다.

중국 정부의 목표치 5% 안팎도 어렵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어떻게든 사람들의 이런 불안감을 좀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일 것 같은데, 지금 중국 정부는 어떤 대책들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요, '하반기 경제는 안정될 거다' 자신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서 다음 주 초 기준금리도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3/4분기 중에는 지급준비율, 그러니까 은행이 고객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 적립해야 하는 비율도 낮출 가능성이 큽니다.

돈을 풀어서 급한 불은 꺼보자는 것입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전체회의에서 '소비 확대·투자 촉진'을 강조했습니다.

세금 감면, 보조금 지급을 비롯해서 부동산 규제 완화 같은 정책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중국 경제가 위태롭다는 소식에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은데, 역시 가장 큰 것은 수출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20%에 달하다 보니까 우선 수출이 걱정입니다.

지난달까지 대중 수출은 14개월째 마이너스입니다.

상반기는 안 좋아도 하반기에는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그러니까 '상저하고'도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진원, CG : 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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