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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치사 혐의' 줄줄이 서명해 놓고…수사심의위 열린다

<앵커>

고 채수근 상병의 사망 사고를 조사하다가 상부의 지시를 어겼다는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사건이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다뤄지게 됐습니다. SBS가 여기에 오를 수사단 보고 자료를 입수해 봤더니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넘기겠다는 보고에 국방장관을 포함한 윗선이 모두 서명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해병대 수사단이 작성한 고 채 상병 순직 사고 조사 결과, 상부 보고용 자료입니다.

보고서는 우선 "수색 임무 부여와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부대가 투입됐고, 사단장 지적 사항으로 예하 지휘관이 부담을 느껴 입수를 지시한 것"이라고 조사 결과를 요약했습니다.

사단장과 여단장 등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관하겠다"고 했는데, 지난달 30일에는 이종섭 국방장관과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이, 그 이틀 전에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각각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해병대 수사단의 상위 기관장들이 자필로 조사 결과를 각각 결재했지만 지난달 31일, 국방부는 돌연 경찰 이첩 보류 등을 지시했습니다.

국방부가 어제(16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사건 관련,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전격 수용했는데 인권위 등으로부터 추천받아 구성되는 20명 이내의 위원회는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여부 등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위원 선정 과정에 국방부의 입김이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 대령 측은 자신에게 5차례나 전화를 걸어 혐의 삭제 등을 요구한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법무관리관에 대한 직무수행 기피 신청을 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법무관리관의 혐의 삭제 요구 등 주장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또, 심의위원이 아닌 법무관리관에 대한 기피 절차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정성훈,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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