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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검정고무신' 저작자는 고 이우영 작가뿐"…죽어서야 되찾았다

글 작가 · 회사 대표 등 공동저작자 인정 안 해

검정고무신 (사진=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지난 3월 저작권 소송 중 세상을 떠난 고(故) 이우영 작가가 그의 대표작 '검정고무신' 속 주인공 기영이 · 기철이 등 주요 캐릭터의 유일한 저작자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이하 저작권위)는 지난 14일 '검정고무신' 캐릭터 9종에 대한 저작자 등록 직권 말소 처분이 최종 확정됐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12일 직권으로 저작권 등록을 말소 결정되고 당사자들에게 통지 이후 30일간 이의 제기가 없어 지난 14일 최종 확정된 결과입니다.

말소 대상은 '검정고무신'의 주요 캐릭터인 기영이, 기철이, 땡구, 기영이 아빠 · 엄마 · 할머니 · 할아버지, 도승이, 경주 등 총 9개입니다.

검정고무신 (사진=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이들 캐릭터는 이우영 작가가 창작했지만, 2008년부터 이 작가와 그의 동생 이우진 작가, '검정고무신' 스토리 담당 이영일 작가, 캐릭터 회사 형설앤 대표 장진혁 등 4명이 공동저작자로 이름을 올려왔습니다.

이에 지난 4월 이우영 작가 유족 측은 저작권위에 저작자 등록 말소 요청을 했습니다.

저작권위는 "청문 결과에 따르면, 2008년 저작자 등록 시 기재한 창작연월일(1992년 4월)에 캐릭터 창작에 참여한 사람은 이우영 작가뿐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공동저작자로 등록된 나머지 3인은 캐릭터가 창작된 이후에 참여한 만화가, 캐릭터 작가가 아닌 만화의 스토리 작가, 수익 배분 차원에서 등록한 회사 대표로 밝혀졌다"라고 전했습니다.

저작 등록 말소가 이뤄지면 해당 캐릭터의 저작권은 별도의 신규 등록이 없더라도 자동으로 창작자인 이우영 작가에게 돌아갑니다.

다만, 저작권 외에도 사업권 등 캐릭터 사용에 대한 계약이 있는 만큼 이번 결정으로 '검정고무신'에 대한 사업이나 캐릭터 사용이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닙니다.

저작권위는 "이번 '검정고무신' 직권 말소 처분은 지난 2020년 8월 '직권말소등록제도' 도입 후 시행한 첫 사례"라며 "실제 창작에 참여하지 않은 자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는 기본 원칙을 분명히 한 데에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15일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형설출판사 앞에서 열린 '검정고무신' 장례 집회에서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가 펜그림을 태우며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앞서 이우영 작가는 지난 3월 '검정고무신' 저작권을 놓고 캐릭터 대행사 측과 법적 공방을 벌이던 중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작가는 생전에 '검정고무신' 캐릭터 9종 공동 저작자에 장 대표 등을 등록한 일로 인해 적은 수익 배분을 받거나 극장판 등 2차 저작물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통지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자신이 만든 '검정고무신' 캐릭터를 장 대표 등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그리지 못한다는 데 대해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이 작가 사망 후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인신문고에 '검정고무신' 관련 신고가 접수되자 특별조사팀을 꾸려 4개월 만인 지난달 '검정고무신' 캐릭터 업체에 불공정 행위를 중지하고 미분배된 수익을 이 만화의 공동작가(고 이우영 · 이우진)에게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검정고무신 (사진=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한편, 1992∼2006년 만화잡지 '소년챔프'에 연재된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 중학생 기철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만화로, 이 작가와 그의 동생인 이우진 작가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이영일 작가가 글을 썼습니다.

이 작품으로 1995년 한국만화문화상 신인상을 받았으며, 14년간 장기 연재돼 45권짜리 단행본으로도 출간, 이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캐릭터 사업으로도 이어져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진=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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