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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심상치 않은 중국 경제, 또 부동산발 위기…'중국판 리먼 사태' 오나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올해 초에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해제했을 때만 해도 세계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겠다. 이런 전망이 나왔었죠. 그런데 반년 만에 오히려 어쩌면 중국에서 경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 또 이런 전망이 나오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3년 동안 닫혀 있던 중국의 휘장이 걷힐수록 불안이 오히려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매출 기준으로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 업체였던 비구이위안의 창업자 아버지 양궈창 고문과 둘째 딸인 후계자, 양후이위옌 회장입니다.

81년생인 양 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이후로 전 재산의 대부분을 잃으면서 지금 세계 500대 부자에서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비구이위안은 달러로 발행했던 회사채 두 가지에 대한 이자를 지난주 초에 채권자들에게 제때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한 마디로 부도 위기입니다. 못준 이자가 우리 돈으로 300억 원 정도입니다.

큰돈이기는 하지만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가 300억 원을 마련 못해서 부도 위기에 몰렸다. 큰 충격인 게 비구이위안은 중국 정부가 업계가 좀 본받아라 내세웠던 회사입니다.

낙후된 지역들에 아파트를 짓는 훌륭한 기업이라고 중국 정부 칭찬을 받아서 중국 정부가 내놓겠다는 부동산 부양책에서도 제일 혜택을 볼 회사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었고요.

지난 2년 동안 헝다그룹 같은 중국 굴지의 부동산업체들이 줄줄이 파산위기를 맞는 사이에도 잘 버텼습니다.

그런 비구이위안이 올 상반기에만 우리 돈 10조 원 정도의 손실을 보고 부도 위기에 놓인 겁니다.

<앵커>

만약에 진짜 부도가 나면 이게 중국 경제로 그리고 세계 경제로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금융위기로로 이어질 거다. 이런 전망도 나오더라고요. 중국발 '리먼 브라더스 사태' 뭐 이런 얘기도 나오고요.

<기자>

지금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비구이위안뿐만 아니라 또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인 시노오션도 부도 위기고요.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신탁 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이 자기들에게 돈을 맡긴 기업 3곳에게 만기가 된 투자 상품의 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뉴스도 들어와 있습니다.

중룽이 못 주겠다는 돈의 규모가 이 기업들 말고도 다 해서 64조 원 수준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중룽의 대주주 중즈그룹이 지난해에 비구이위안에 대규모 투자를 했던 걸로 알려져서요.

중국의 금융위기가 이렇게 시작되는 건가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룽국제신탁은 중국 특유의 이른바 '그림자 은행'들 중 대표 격인 회사입니다.

중국 신탁업계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은 기업들이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해 주고 자기들도 공격적인 방식으로 돈을 버는데 국제 기준으로 봤을 때는 영업을 상당히 불투명하게 하는 금융부문입니다.

이런 그림자 금융을 중국 정부가 많이 정리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 돈으로 4천조 원 정도 규모의 업계로 알려져 있는데요.

부동산 위기가 이 '그림자 금융' 쪽 위기로 번지고 결국 연쇄 파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가 중국 경제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지금 외국계 투자은행들을 중심으로 우리가 내년까지 2년 연속해서 1%대의 저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데요.

만약에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나 국책기관 그리고 한국은행의 전망은 아직까지는 그것보다 훨씬 긍정적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정부의 긍정적인 전망은 올해 계속해서 이야기가 왔던 상저하고, 하반기에는 경제가 살아난다는 예상에 크게 기댄 거고요.

하반기에 살아난다는 예상은 중국 경제가 리오프닝 이후로 회복해서 우리 수출이 꽤 회복된다는 기대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이 이런 상태인 겁니다. 어제(15일) 발표된 중국의 생산과 소비 모두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고요.

물가가 안 오르는 정도가 아니라 떨어지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입니다. 사실 인플레보다 무서운 게 사실 디플레입니다.

물가가 떨어지면 좋을 것 같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제일 나은 상황이 돼 버리기 때문에 경제가 침체되는 그야말로 지름길입니다.

실제로 경제가 잘 돌지 않고 있어서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최근 석 달 동안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다가 아예 이달부터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고 계석 얘기 하는데 왜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까, 경기 부양을 하려면 결국 빚을 내야 합니다.

지금 중국이 더 이상의 빚을 감당 못하는 상황이 아닌가 이런 관측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침몰하는 게 보여도 손쓸 방법이 많지 않아 보인다는 거죠. 중국 인민은행이 어제 급히 금리를 내렸습니다.

그러자 중국 돈 위안화 가치는 또 떨어졌고, 중국 돈과 같이 움직이곤 하는 우리 돈 가치도 함께 떨어지면서 우리 환율이 또 달러당 1천330원을 훌쩍 넘어 있는 상태입니다.

중국 경제의 위태로움이 하반기 우리 경제 근처의 가장 큰 뇌관이 될 걸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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