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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패전일 추도사 가해·반성 언급없어…일왕 "깊은 반성"

기시다, 패전일 추도사 가해·반성 언급없어…일왕 "깊은 반성"
▲ 전몰자 추도식에서 일왕 앞 지나는 기시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패전일인 15일에 열린 '전국전몰자 추도식'에서 일본의 아시아 여러 국가에 대한 가해 사실이나 반성에 대한 언급 없이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지난해 표현을 되풀이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추도식 식사(式辭)에서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이 결연한 맹세를 앞으로도 관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아직 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적극적 평화주의 깃발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전후 우리나라는 일관되게 평화 국가로서 행보를 이어왔다"며 "역사의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겨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써 왔다"라고도 말했습니다.

2021년 10월 취임한 이후 두 번째로 이 행사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사에서 일본의 가해 사실이나 반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일본 총리들은 패전일에 이웃 나라가 겪은 피해와 함께 이와 관련한 반성의 뜻을 표명했으나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총리 재집권 이후 이런 관행이 끊겼습니다.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는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타국이 입은 피해를 1993년에 패전일에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호소카와 총리는 당시 "아시아의 가까운 여러 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모든 전쟁 희생자와 그 유족에 대해 국경을 넘어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전몰자 추도식에서 말했습니다.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필설(筆舌·글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비참한 희생을 초래했다"며 "깊은 반성과 함께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가 재집권 후 첫 패전일인 2013년 8월15일 일본이 타국에 피해를 준 사실과 반성의 뜻을 표명하지 않은 것을 시작으로 이후 가해와 반성 표현은 사라졌습니다.

반면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식사에서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제7호 태풍 '란'이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9개 현의 유족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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