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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올여름이 그래도 시원한 축에 들 것이라는 과학자들이 있다?

[뉴스페퍼민트] 이상기후, 가끔 반가운 소식을 들어도 걱정이 앞서는 이유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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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스프 NYT 뉴스페퍼민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글을 쓰고 있는 8월 11일 금요일 현재, 공교롭게도 국내외 뉴스의 머리기사는 모두 이상기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내용입니다.

8월 10일 한국은 종일 제6호 태풍 카눈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있었습니다. 여름부터 초가을에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가며 영향을 주는 건 매년 있는 일입니다. 그 자체로는 전혀 이상할 게 없죠. 특이한 건 보통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던 여느 태풍들과 달리 카눈은 경상남도에 상륙해 충청도와 수도권을 지나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이동했다는 점입니다. 즉,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종단한 셈인데, 이런 태풍은 기상청이 태풍을 관측해 기록한 1951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미국 언론, 아니 외신 대부분은 머리기사로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소식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산불이야 기후에 따라 건조한 계절에 늘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큰 피해가 난 마우이섬은 원래 산불이 잦지 않은 곳인데, 평균 강수량이 꾸준히 줄어들면서 숲이 건조해졌고, 동시에 평균 기온은 높아지면서 산불에 취약해졌습니다. 또 외래종이 늘어나 숲의 식생이 급격히 바뀌고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진 것도 영향이 있었습니다.

지난 6월 미국 동부 하늘빛을 바꿔버렸던 캐나다 산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불길이 워낙 센데 비는 오지 않아서 끌 엄두조차 못 내는 실정인데, 지역의 강수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우기가 와도 불이 완전히 꺼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남부 유럽과 중국은 폭염에, 그밖에 전 세계 곳곳이 비가 너무 오지 않거나 너무 많이 와서 몸살을 앓습니다.

"예년 같지 않은 날씨"를 전부 기후변화 탓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반대로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를 빼놓고는 갈수록 자주, 극심한 형태와 규모로 일어나는 이상기후를 설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산업 활동과 난개발 등 인간이 시작한 변화에 대한 지구의 반응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건 온난화입니다.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실제로 꾸준히 높아졌고, 최근 들어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구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세부 체계와 구조가 서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으므로, 지구가 더워지면, 자연히 전에는 볼 수 없던 이상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기후와 날씨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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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반드시 끔찍한 재해의 다른 말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번역해 소개한 칼럼에서 작가 다니엘 듀앤이 전한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이상기후로 인해 지난해 겨울 눈이 예년보다 몇 배 많이 내린 캘리포니아 내륙 산간지방에서는 여름까지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아직도 스키를 타러 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자, 뜻밖의 행운 같은 여름일지 모릅니다.

듀앤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지구 곳곳에서 펼쳐지는 기후 재해를 보기 괴로운 와중에 조금이나마 즐거운 소식 아니냐는 말로 글을 맺었습니다. 한여름의 설산을 만끽하는 스키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싶진 않지만, 도대체 어떻게 산 너머 남동쪽 애리조나나 텍사스는 폭염, 가뭄, 산불로 고통받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산에는 소빙하기처럼 눈이 쌓여있는 건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듀앤도 인정하고 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갈수록 자주,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뭐든 지나치면 화를 낳기 마련인데, 아직 스키를 탈 수 있을 만큼 많이 내린 눈도 사실 내릴 때부터 너무 많이 와서 직접적인 피해를 끼쳤습니다. 지난겨울 폭설을 동반한 눈 폭풍에 캘리포니아에서만 최소 22명이 숨졌습니다. 점점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엉뚱한 날씨, 기후가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측하지 못하면 대비가 늦어지거나 부족하고, 그럼 이번 하와이 산불처럼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하는 극한 기후


사실 칼럼을 읽고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건 하와이 산불이 나기 전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 데일리 팟캐스트에서 꺼지지 않는 캐나다 산불 관련 에피소드를 듣고 나서였습니다. 지난봄에 시작된 산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는데, 약 1,200만 헥타르 이상의 숲이 불에 탔습니다. 남한 면적이 1천만 헥타르가 좀 넘으니, 몇 달 사이 우리나라보다 넓은 땅이 전소됐다는 뜻입니다.

꺼지지 않는 산불, 아니 끌 방도를 찾기 어려운 산불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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