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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어느덧 10년째' 아픈 벌새들에 집 내준 멕시코 할머니의 사연

[Pick] '어느덧 10년째' 아픈 벌새들에 집 내준 멕시코 할머니의 사연
"생명은 신이 주고 신이 빼앗아 가니 어떤 것도 보장할 수 없지만, 가능한 최선을 다해 살리려고 한다"

자신의 집을 벌새를 위한 병원으로 꾸며 10년째 새들을 돌봐온 한 멕시코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멕시코시티 폴란코 지역에 사는 카티아 라투프(73) 씨는 자신의 집을 벌새를 위한 '임시 병원'으로 쓰고 있습니다.

현재 60마리의 벌새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라투프 씨가 아픈 벌새를 돌보게 된 것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벌새 돌보는 멕시코 노인 카티아 라투프 (사진=AP/Fernando Llano 연합뉴스)

당시 암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하고 있던 라투프 씨는 다른 새에게 공격을 당해 한쪽 눈을 다친 작은 새를 구하게 됐습니다.

수의사인 친구가 라투프 씨에게 이 새를 맡겼고, 라투프 씨는 처음 새를 데려올 때 넣어두었던 안경 케이스에 적힌 브랜드명대로 새에게 '구찌'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구찌는 라투프 씨와 9개월 동안 함께 지냈습니다. 그는 구찌와 교감하며 남편과 사별한 후의 슬픔과 외로움을 극복했다며, "새가 나를 구원했다"고 말합니다.

벌새 돌보는 멕시코 노인 카티아 라투프 (사진=AP/Fernando Llano 연합뉴스)

라투프 씨는 이후 더 많은 새들을 돌보며 새를 잘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라투프 씨는 "새들은 둥지에서 떨어지거나 물건과 충돌해 날개에 부상을 입기도 하고, 오염된 물을 먹고 감염되기도 한다"라며, '벌새 유모'라고 불리는 조력자 세실리아 산토스와 함께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새를 돌본다고 전했습니다.

벌새 돌보는 멕시코 노인 카티아 라투프 (사진=AP/Fernando Llano 연합뉴스)

아픈 벌새들은 스스로 먹이를 구하고 강해질 때까지 라투프 씨의 집에 머물고, 야생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면 숲으로 방사됩니다. 회복하지 못하고 죽는 새들은 정원에 묻어줍니다.

이렇게 십수년간 아픈 새들을 돌봐온 라투프 씨의 삶이 지난 5월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15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벌새 돌보는 멕시코 노인 카티아 라투프 (사진=AP/Fernando Llano 연합뉴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이차칼라 캠퍼스의 조류연구소도 라투프 씨에게 지원을 요청하는가 하면, 새 관련 자료가 부족할 때 라투프의 '벌새 병원'에서 도움을 얻는다고 합니다.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던 라투프 씨는 현재 벌새와 함께 지내며 새 전문가로서의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AP/Fernando Llano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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