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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만 남은 속리산 정이품송…태풍에 꺾인 가지 2개 절단

반쪽만 남은 속리산 정이품송…태풍에 꺾인 가지 2개 절단
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로 꼽히는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령 600여 년으로 추정되는 이 나무는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수세가 급격히 약화돼 집중치료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이후 태풍과 폭설 등에 연속해 여러 개를 가지를 잃으면서 예전의 고고했던 원추형 자태를 잃은지 오래입니다.

어제(10일) 제6호 태풍 '카눈'이 몰고온 비바람에 이 나무는 또다시 북쪽방향의 가지 2개가 꺾이는 피해를 봤습니다.

충북 보은군은 오늘 비가 그치자마자 이 나무의 꺾인 가지를 잘라내는 절단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보은군 관계자는 "꺾인 가지를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환부가 비틀어지며 찢긴 상태여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환부에 빗물이나 병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방부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절단된 정이품송 가지들 (사진=보은군 제공, 연합뉴스)

절단된 가지는 각각 지름 14㎝와 10㎝, 길이 5m와 4m 크기입니다.

1993년과 1998년 폭설 등으로 굵은 가지 2개가 잘린 곳과 같은 방향이어서 나무의 균형은 더 무너지게 됐습니다.

절단 작업을 진행한 현대나무병원 안철희 원장은 "꺾인 부위가 뒤틀려 있지만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며 "환부에 도포제를 뿌려 잘 보호하면 추가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정이품송은 세조의 속리산 행차 때 가마가 걸리지 않도록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도 태풍과 폭설 등으로 모두 4차례 가지가 부러지는 피해를 봤습니다.

보은군과 문화재청은 이 나무를 지키기 위해 해마다 잔가지를 정리하고 영양제 투여와 병해충 방제 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보은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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