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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습도 높은 '카눈'…전례 없는 한반도 종단 태풍

<앵커>

이렇게 태풍 카눈은 관측사상 처음으로, 한반도를 아래에서 위로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이전에 왔던 태풍들과는 어떤 게 다른지, 임태우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기자>

태풍 카눈을 포함해 2001년부터 한반도 중심인 충북을 지났던 태풍은 모두 5개입니다.

이중에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줬던 2002년 태풍 루사도 있습니다.

카눈 이전에 한반도 중심을 관통한 태풍 4개는 모두 남서에서 북동 방향으로 진행됐습니다.

반면 카눈은 경남 남해안에 상륙해 북서진하며 관통 중인데, 이런 경로는 70년 넘는 관측사상 처음입니다.

카눈은 무엇보다 이동 속도가 다른 태풍의 절반 수준으로 느려서 체류시간이 압도적으로 깁니다.

오늘(10일) 아침 9시 20분 상륙한 이후, 수도권 최북단이 카눈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까지만 24시간 이상 걸립니다.

태풍 진로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주변바람, 즉 지향류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한반도 상륙 태풍들이 편서풍 대에서 초속 30미터 이상 부는 '제트기류'를 받아 12시간 안팎 정도 머물렀던 것과 가장 큰 차입니다.

느릿느릿 한반도 내륙 산간지역을 넘으면서 카눈은 힘을 잃기 시작했는데, 상륙 9시간 만인 오늘 저녁 6시쯤에는 초속 25미터 이상의 폭풍 반경도 사라졌습니다.

그런데도 강수량은 여느 태풍 못지않았습니다.

오늘 하루 강원 속초에만 360mm 넘는 비를 쏟았습니다.

지난해 포항에서 하루 370mm 폭우를 뿌렸던 태풍 힌남노에 버금갑니다.

카눈 주변 기류들이 동서 양쪽에서 다습한 공기를 계속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박정민/기상청 예보분석관 : 내일 새벽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매우 강한 비와 함께 매우 강한 바람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니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전례 없는 경로였던 만큼 카눈의 행적을 정확히 복기해 앞으로 태풍 대비를 보완해야 합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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