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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쿠팡 "택배기사 휴가 3주" 대대적 홍보…실제는?

오는 일요일부터 사흘 동안은 대부분의 택배 배달이 없을 예정입니다.

토요일인 12일에 접수한다면, 수요일인 16일부터 발송될 겁니다.

오는 14일이 '택배 없는 날' 이라서입니다.

택배 기사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2020년 코로나가 한창이던 때에 도입됐습니다.

CJ 대한 통운과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우체국 등 주요 택배사들은 다음 주 월요일인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하고, 일요일인 13일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 배송 업무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택배 기사의 80%, 약 5만 5천여 명이 연휴를 가질 걸로 보입니다.

택배사를 이용하는 일부 편의점과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도 연휴 기간 '발송일 준수'나 '24시간 이내 문의 응대' 등 서비스를 중단할 걸로 예상됩니다.

벌써 4번째 맞는 택배 없는 날입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20% 증가하는 등, 기사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기사 사망 건수가 최소 10건이 나오면서, 고용노동부와 물류 협회, 택배 4사 등이 공동으로 도입한 겁니다.

이런 날이 생기면서 지난 2020년에는 무려 7년 만에 처음으로 사흘 연휴를 받은 택배기사도 나왔습니다.

[김경환/택배기사 : 그냥 집에서 쉬고 자고. 취미생활이나 어디 놀러가는 것도 힘들어서 많이 못 가는 편이죠.]

다만 정상 영업하는 곳도 있습니다.

GS25와 CU 편의점의 자체 배송망을 이용하는 '반값 택배'는 휴무 없이 배송을 한다고 합니다.

쿠팡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유통 공용인 쿠팡의 택배 없는 날 불참을 두고서는 논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현재 직고용 배송기사와 특수고용직 기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특수고용직 배송기사들은 눈치 보지 않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면서 관련 보도 자료를 배포했는데요.

올여름 3주 휴가를 다녀온 사례, 주 4일 근무하는 사례 등을 소개했습니다.

또 대리점에 휴가자 공백을 메우는 인력 등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노조 측은 규모가 큰 일부 대리점의 사례에 불과하다고 짚었습니다.

노조가 지난달 쿠팡 특수고용직 노동자 187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했더니 10명 중 4명은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수행률이 떨어질까 봐 '대체 배송을 할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서'가 큰 이유로 꼽혔습니다.

곧 다가오는 네 번째 택배 없는 날은 이 택배 기사들의 오아시스 같은 휴가 기간일 텐데요.

하지만 이런 택배 없는 날이 일 년에 딱 하루, 보여주기식의 이벤트에 그칠 게 아니라, 낮은 택배 수수료와 장시간 노동, 또 고용 안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조금 늦더라도 안전한 배송을 기다릴 줄 아는 소비자 인식도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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