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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가 안타까운 캠핑족들 "타프 하나도 없이 어떻게…"

잼버리가 안타까운 캠핑족들 "타프 하나도 없이 어떻게…"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가운데 하나는 단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입니다.

이를 지켜보는 경험 있는 캠핑족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상당수 캠핑족은 주최 측이 한여름 폭염 속에서의 캠핑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잼버리 현장의 텐트들은 햇볕이 거의 100% 가까이 투과된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습니다.

타프(그늘막) 하나 준비되지 않은 캠핑장의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한여름 폭염 속에서의 캠핑은 무엇보다 작렬하는 햇볕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철에는 만약 짙은 나무 그늘이 없다면 반드시 인공적으로라도 그늘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국내 캠핑족들 대부분은 요즘 한여름 폭염 캠핑 시 타프를 설치합니다.

타프를 설치한 전형적인 여름 캠핑 세팅 (사진=연합뉴스)

타프를 텐트 플라이 정도라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보통 텐트의 경우 사용하는 천은 75D(데니어·실의 굵기) 정도의 제품이 일반적입니다.

그늘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타프의 재료는 이보다 굵어야 합니다.

한여름 최소한의 그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10D 이상, 가능하면 150/300D 정도는 돼야 합니다.

타프는 값비싼 외국산 브랜드보다 국산 중소기업들이 개발한 블랙 코팅 타프가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타프라도 설치해 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잼버리에 배정된 1천170억 원의 예산 가운데 74%가 운영비로 쓰였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기반 시설 조성비와 야영장 조성비는 눈곱만큼 썼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인식 부족 사례는 또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잼버리 대회장에 재래식 화장실이 설치됐다고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전북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지문에 "지역 공무원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켰는데 최신 수세식이 아닌 일면 푸세식 화장실이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알고 보면 이 화장실은 '포세식'(泡洗式) 화장실로, '푸세식'으로 불리는 재래식 화장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포세식은 물 대신 거품으로 세척하는 방식의 화장실로, 수세식 화장실과 재래식 화장실이 갖고 있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용변을 보면 거품이 내려와 씻어내리는 방식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는 곳에도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동식 화장실에 주로 쓰이고, 대회장에도 이 포세식 화장실이 보급됐습니다.

한 캠핑족은 "포세식을 푸세식으로 표기한 것 보고는 이 사회가 아웃도어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경험 있는 캠핑족들은 여름 캠핑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국제대회를 치러야 한다면, 적어도 전문가들에게 자문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와중에 태풍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조직위도 강한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상륙할 경우 영지 내 숙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결국 전원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국민들은 준비 부족으로 한국을 널리 알릴 기회를 날려버린 것을 각 지방자치단체가 다소나마 만회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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