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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교 두 교사 죽음…"악성민원 시달려" 진상규명 요구

<앵커>

재작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 두 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숨진 교사들이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걸로 알려지면서 진상을 규명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손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 담장을 따라 근조 화환이 빼곡히 놓였습니다.

지난달 초임 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서울 서이초와 똑같은 모습입니다.

지난 2021년, 이 학교에서 근무하다 6개월 차이로 숨진 젊은 교사 두 명을 추모하는 화환입니다.

당시 학교는 사망 진단서에 적힌 대로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했지만, 사실은 두 교사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숨진 교사의 유족은 몇몇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고인을 수렁에 빠뜨렸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이 모 교사는 업무와 관련한 고충을 잘 드러내지 않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학교 업무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꾹 참고 견뎠을 걸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당시 교육지원청은 학교 측 조사 결과만 믿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의정부교육지원청 관계자 : 이 사항에 대해서는 감사팀에 저희 요청 왔던 사항은 없었고요. 저희도 기사를 통해서 확인했습니다. 이후 사항에 대해서는 저희 팀에서는 이 내용을 모르고 있었거든요.]

교원단체는 학교 앞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정수경/전국초등교사노조 위원장 : 이 두 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교권 회복까지 더 나아가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대응팀을 꾸려 조사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숨진 교사들처럼 학생 지도 과정에서 위축되거나 악성 민원에 시달리지 않도록 교육부가 구체적인 고시를 마련 중인데, 오늘(8일) 관련 토론회에서는 학부모의 의무와 책임도 고시에 반영해야 교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인필성·김남성,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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