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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다니던 집 앞서 어찌 어런 일이"…뇌사 피해자 남편 '통곡'

"맨날 다니던 집 앞서 어찌 어런 일이"…뇌사 피해자 남편 '통곡'
▲ 용의자가 이용한 차량

"아내와 외식하려고 손잡고 AK플라자 백화점 방향으로 걷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차량이 손쓸 새도 없이 인도를 넘어오더니 뒤에서 아내를 들이받은 겁니다."

'분당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A(65) 씨의 남편 B 씨는 오늘(4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중환자실 앞 대기석에서 눈물을 쏟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어제 늦은 오후 AK백화점 근처 아파트에 사는 B 씨 부부는 외식을 하려고 백화점에서 100m가량 떨어진 아파트단지와 상가 사이 인도를 나란히 걷고 있었습니다.

A 씨는 인도 안쪽에서, B 씨는 차도와 가까운 바깥쪽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베이지색 모닝 차량이 갑자기 뒤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와 아내를 들이받았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 차량은 최초 피해자인 A 씨를 들이받은 뒤 그대로 인도를 내달려 다른 행인들을 들이받았습니다.

돌발 상황에 놀란 B 씨가 정신을 차렸을 땐 아내가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A 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그는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는 "내가 분명 차도 쪽에서 걷고 있었는데 왜 내가 아닌 아내만 피해를 봤는지 모르겠다"며 "정신 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니 구급대원들이 왔는데 그들도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자'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차가 오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해 피할 겨를이 없었다"며 "어떻게 매일 아침 산책하고 외식하던 집 앞 도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느냐. 나라가 어떻게 이러냐. 그저 못 지켜줘서 너무 미안하다"며 통곡했습니다.

A 씨 부부와 함께 지내고 있는 아들 C 씨는 비슷한 시각 다른 지역에서 퇴근해 차를 몰고 귀가하다가 매형으로부터 이러한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급한 마음에 최대한 빠른 속도로 병원에 왔지만, 소중한 어머니는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C 씨는 "그날 아버지께서 일찍 퇴근하셔서 어머니랑 외출하셨다가 변을 당하신 거 같다"며 "가정주부인 어머니는 인품이 정말 좋으시고, 누구나 훌륭하다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분"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앞서 어제 오후 5시 59분쯤 AK플라자 백화점 1~2층에서 피의자 최 모(22) 씨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마구 휘둘렀습니다.

최 씨는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A 씨 등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최 씨의 연속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 찔려 다쳤습니다.

경찰은 최 씨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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