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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올까 두려웠지만 계속 지혈"…부상자에 달려간 윤도일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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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기 난동 피해자를 도운 윤도일 군

"피를 흘린 채 쓰러져 계신 분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갔어요. 범인이 올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계속 상처를 손으로 누르고 있었습니다."

어제(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으로 다친 피해자에게 응급 처치를 하는 등 도움을 준 윤도일(17) 군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 군은 어제 오후 6시쯤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사건이 발생한 백화점 근처를 지나던 중 야외 광장에 젊은 남녀 2명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모두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었습니다.

피의자가 체포되지 않아 다수의 인파가 혼비백산 도망치는 상황이었지만, 윤 군은 한달음에 부상자들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는 두 피해자 중 부상 정도가 훨씬 심해 보이는 여성에게 다가가 복부의 상처를 두 손으로 꾹 누르며 지혈했다고 합니다.

윤 군은 "남성분은 스스로 지혈하고 계시는 반면, 여성분은 너무 많이 다치신 것으로 보여 곧바로 지혈에 나섰다"며 "이후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남성분의 지혈도 도와주셨다"고 말했습니다.

범인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지만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30여 분간 지혈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지혈 과정에서 실제 피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흉기를 든 채 자신의 쪽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윤 군은 "계속 주변을 살피며 지혈하던 중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흉기를 든 채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봤다"며 "만약 그 상황에서 범인이 다가오면 대치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던 경찰관을 보고 도망치자, 경찰관들이 뒤쫓았다"며 "그냥 계속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윤 군은 부상자의 어머니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아 상황을 설명하고, 그가 도착해 부상자와 함께 구급차에 올라탈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는 "평소 구급 대처에 관심이 많아 관련 영상을 보고는 했는데 도움이 돼서 다행"이라며 "피해자 두 분 다 시간이 갈수록 의식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시고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꼭 완쾌하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어제 오후 5시 59분쯤 이 백화점 1~2층에서 피의자 최 모(23) 씨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마구 휘둘렀습니다.

최 씨는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최 씨의 연속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에 찔려 다쳤습니다.

14명 중 12명이 중상자로 분류됐는데, 교통사고 피해자 중 한 명인 60대 여성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윤도일 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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