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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수업 중 '삼두 운동'한 여학생…지적했다가 성추행 신고로 해직까지

최근 교권 침해를 둘러싸는 논란과 사회적 파장이 크게 일고 있죠.

그러면서 수년 전 스쿨 미투 사건까지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 용기 있게 학교 내 성추행, 성희롱 문제를 고발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와중에 거짓 증언으로 무고한 교사를 고통에 빠뜨리게 한 학생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2019년 경기도의 한 중학교 수학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장난을 치는 학생들을 지도했다가, 성추행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해임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무려 4년 만에 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합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9년 10월, 평소와 다름없는 수학 시간에 벌어졌습니다.

수업 도중 학생들이 일어나, 두 팔을 뒤로 뻗어 의자를 잡고, 몸을 들었다 내리는 행동을 한 겁니다.

말로 제지해도 소용이 없자, 좋게 넘기려 "잘한다, 더 해봐"라고 한 말은 성희롱 신고로 이어졌습니다.

[A 씨/전직 교사 : 그쯤에 애들이 갑자기 무슨 유행이었어요. 삼두 운동이. 갑자기 그냥 뜬금없이 삼두 운동을 하는 게. 그거를 남학생 네 명과 여학생 한 명이 했어요. '선생님', 애들이 다 저한테 '잘하죠, 잘하죠?' 이제 장난을 거는 거예요. 그래서 '잘한다, 잘한다. 그래 한 번 더 해봐.' 이러면서 그냥 툭 던진 말이에요. 삼두 운동을 시킨 게 마치 이제 치마 속을 보려고 그렇게 한 거다. 지금 성추행을 하고 있는 거다 (주장한 거죠.)]

신고한 여학생 2명은 자신들의 신체도 접촉했단 진술도 했고, 이 선생님은 강제 추행 혐의까지 받게 됐습니다.

선생님은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 수사 중에 해임까지 당했습니다.

[A 씨/전직 교사 : 신고 접수 석 달 만에 또 해임을 시켰어요. 아무것도 없이 다짜고짜 성추행 신고 들어왔으니까, 집에 가 있으라. 그래서 제가 집에 있는데 너무 하루하루가 괴롭고 집에 가 있지도 못하고 아내에게 얘기도 못하고 어디 밖에서 있다가 들어가고 그랬죠.]

이 선생님은 직장까지 잃은 채,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경찰, 검찰 수사까지 받고 결국 법정 싸움까지 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재판에서 상황을 완전히 뒤집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처음 학교에 신고한 3명의 학생 중 한 명이 사실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고 털어놓은 겁니다.

이 학생은 "성추행 사실을 지어내 진술서를 돌려보며 셋이서 내용을 공유하고 맞춰 썼다"며, "실제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처럼 쓰거나 과장되게 쓰자는 말도 했다"고 했습니다.

거짓 진술 이유에 대해선 "따돌림을 당할까 봐 동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상담 교사가 무거운 징계를 내리기 위해서 자세하게 진술서를 써야 한다고 말해서 압박감을 느꼈다"고도 했습니다.

[A 씨/전직 교사 : 자기 진술서부터 다 거짓이고 걔네도 다 사실이 아니다. 그다음에 상담 교사가 압력을 넣었는데 선생님 이거 세게 쓰지 않으면 선생님 학교에서 못 보게 할 수 없다. 학교에서 밖에 나가게 해야 된다. 너네 세게 써라. 그래서 2차 진술서를 쓰게 됐다. 그것도 방 안에서 회의하면서 시시덕거리면서 했대요.]

여기에다 신고한 학생들을 제외한 다른 학생들에게 설문을 돌린 결과 추가 목격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과거 제자 60명이 선생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사실 확인서까지 제출했습니다.

이렇게 거짓 신고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신고를 주도한 학생은 갑자기, 자신이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며 반 친구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고, 지난달의 2심 법원은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선생님의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선생님의 삶은 무너질 대로 무너진 이후였습니다.

[A 씨/전직 교사 : 무직으로 일을 못 하고 학원을 할 수도 없고 또는 이 재판을 매일 매달 불려 가요. 뭘 할 수도 없거니와 그다음에 이제 너무 두렵고 부양가족이 있기 때문에 제 자식 둘하고 아내 있고 외벌이었고….절대 그러면 안 되는데 이게 이제 너무 계속 그렇게 저를 그냥 범죄자 취급하는 그런 시스템이다 보니까 제가 그걸 못 이기겠더라고요. 그냥 어디 올라가서 그냥 뛰어내릴까 아파트에서….]

이 선생님은 아직도 자신은 고통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고있는데 신고를 주도한 학생은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IT 기업의 입사가 확정됐다고 전했습니다.

최근엔 국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공개됐습니다.

광주광역시의 한 학교 교사가 허위 성추행 신고로 받아왔던 극심한 고통을 편지로 전한 겁니다.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 선생님은 2018년 7월,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느닷없이 스쿨 미투의 대상이 되셨습니다. 소명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일방적인 분리 조치와 직위해제가 이어졌습니다. 지난한 시간 끝에 1심·2심·대법 행정소송 모두 승소했습니다. 문제는 학생들의 일방적 진술만으로 교사가 범죄자처럼 취급받을 때 교육 당국 누구 하나 나선 이가 없었다는 겁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의 갈등, 또 학부모와 교사의 갈등, 이젠 "적절한 해결책이란 게 과연 있을까" 이런 고민까지 들 정도로 답을 찾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이 상황에서 또 미봉책 정도로 수습하려다간, 교육 문제는, 심각한 불치병에 이를 거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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