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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쪼는 맛 '비공식작전' VS 체험의 영화 '더 문'…'8.2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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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최대 성수기인 여름 극장가는 '7말 8초'가 흥행의 분수령이다. 방학과 휴가가 겹치는 이 시기는 극장이 인파로 들썩인다. 특히 8월 첫째 주는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주간이라 경쟁의 치열함도 극에 달한다.

'밀수', '비공식작전', '더 문'이 8월 2일 극장가에서 맞붙는다. 7월 26일 개봉해 일주일간 220만 명을 모은 '밀수'가 1등의 기세를 발휘하고 있는 가운데 신작 '비공식작전'과 '더 문'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예정이다.

두 영화 모두 스타 감독과 배우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로 텐트폴 영화다운 경쟁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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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공식작전', 매끈한 만듦새…카체이싱이 선사하는 쾌감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버디 액션 영화. '터널', '끝까지 간다' 등을 만든 김성훈 감독이 연출하고 하정우와 주지훈이 주연을 맡았다.

김성훈 감독의 노련한 연출과 하정우, 주지훈 콤비의 연기 앙상블이 더해져 오락 영화로서 군더더기 없는 만듦새를 자랑한다. 드라마, 코미디, 액션을 여러 장르적 요소가 볼거리와 함께 결합한 작품이라 누가 보더라도 큰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레바논 베이루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비슷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모로코 4개 도시에서 촬영됐다. 앞서 공개된 중동 배경의 영화 '모가디슈'와 '교섭'과 비교하면 보다 오락적 요소가 더욱 강하다. 민감한 정치 사안에 대한 관점이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강조하기보다는 두 캐릭터의 티키타카에서 비롯되는 재미, 카체이싱이 중심이 되는 액션을 통해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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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끈을 밀고 당기는 서스펜스 연출에 능한 김성훈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비공식작전'에서도 발휘했다. 베이루트 갱단을 피해 도망치는 장면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은 낡은 벤츠 택시가 동네의 좁은 골목들을 누빌 때 극대화된다. 서스펜스는 오밀조밀하게 설계됐지만, 상승과 하강의 리듬감을 잘 조율하며 영화의 극적 재미를 높였다.

버디 무비답게 하정우, 주지훈의 앙상블이 좋다.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두 배우는 '그림체'가 비슷하다. 연기를 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액션과 리액션의 합이 좋은 두 배우는 보는 사람이 이야기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훌륭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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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문', 한국형 우주 SF의 이정표…영화는 체험이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로 천만 흥행을 두 번이나 이뤄낸 김용화 감독의 신작이며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가 때론 '꿈의 영역'을 그린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더 문'은 '달의 황홀경'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우주와 달을 영화적 무대로 설정했고 시각화에도 성공했다. 체험형 영화로서의 장점이 극대화된 작품으로 두 시간을 투자하면 '달캉스'(달+바캉스)가 가능하다. 광활한 우주, 달의 앞·뒷면의 세밀한 시각적 묘사를 제대로 체감하기 위해서는 IMAX와 돌비애트모스관 등 특별관 관람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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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전유물로만 느껴졌던 우주 SF 장르를 한국에서 제대로 만들어낸 최초의 사례로 기록할 만하다. 달 표면의 질감의 손에 잡힐 듯 살려내고, 떨어지는 유성우로 영화의 스펙터클을 발생시키며, 달을 내달리는 월면차를 통해 긴박감을 살린 중·후반부는 SF 영화로서 수준급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황선우가 달 표면에 발을 딛은 감격의 순간, 사방에서 떨어지는 유성우는 그 자체로 스펙터클이 된다. 이내 황선우는 월면차에 올라 폭탄처럼 떨어지는 유성우를 피해 달을 질주한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퀀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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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황선우(도경수)의 생존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전형적인 데다 느린 호흡으로 전개돼 아쉬움을 자아낸다. 서사의 아쉬움을 채우는 건 배우들이다.

특히 황선우를 연기한 도경수는 그 자체가 설득력이다. 이 인물이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며 끝내 응원하게 되는 건 도경수라는 배우가 가진 맑은 눈, 단단한 목소리, 깔끔한 감정 연기에서 비롯된다. 수동적인 상황에 처해있는 탓에 연기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지만 과잉보다는 절제로 인물의 감정을 스크린 밖으로까지 잘 전달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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