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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탈레반 적대하는 IS…파키스탄에서 폭탄 테러가 계속되는 이유는

스프 핫스프
최근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최소 54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당한 대형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사건 발생 장소는 친 탈레반 성향의 정당(JUIF)이 정치 집회를 하던 무대였는데요. 올해 11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 누가 겁도 없이 친 탈레반 정당을 공격한 걸까요?

현지 경찰은 당연하다는 듯 반나절도 채 안 돼 ISIS(이슬람 국가, 줄여서 IS)의 아프간 지부인 IS-K, 즉 IS-호라산 (IS-Khorasan)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IS-호라산도 어제 자기들이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탈레반과 IS, 둘 다 비슷한 무장세력 같은데, 서로 뭐가 다르길래 저렇게 테러까지 할 정도로 사이가 안 좋은 걸까요?

 

적대적인 탈레반과 IS, 왜?

둘은 이슬람 수니파 계열로 뿌리가 같긴 하지만, 실은 앙숙입니다. 우선, 탈레반을 포함한 다른 이슬람 세력들은 IS를 사이비 종파이자 반이슬람적인 범죄집단으로 보는데요. IS 본인들은 이슬람 교리를 가장 충실히 따른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세력들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핫스프(딥빽)
특히 탈레반의 경우 아프간에서 재집권하긴 했지만, 서방의 전후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정상국가화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탈레반 내부적으로는 반대 의견도 있긴 하지만, 가급적 IS와는 선을 긋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핫스프(딥빽)
반면 IS의 입장에선, 탈레반이 미국이나 이슬람 시아파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온건한 것, 그 자체가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탈레반이 미국과 평화협상을 진행할 때도 IS는 탈레반이 '최대의 적인 미국과 협상을 한다'며 '변절자'라고 비난하기도 했어요. 이런 맥락에서, 2년 전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IS가 보란 듯이 카불 공항 인근의 자폭 테러로 180여 명을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탈레반이 정국을 안정시키려고 한창 노력하던 때를 노린 테러였죠.
 
이희수|성공회대 석좌교수

이슬람권에서는 최소한 알카에다만 해도, 탈레반과 같은 배를 타고 구소련을 막아내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고요. IS는 그야말로 이슬람의 정통성을 전혀 갖지 못하는 그냥 반인륜적인 범죄집단이거든요. IS 입장에서는 ‘(탈레반) 니들이야말로 미국과 협력하려고 하는 평화협상을 했으니 변절자다’라고 보는 거죠. 

탈레반의 빅브라더, 즉 가장 많은 재정적 후원을 해준 사우디아라비아가 IS의 소탕에 제일 앞장섰는데요. 탈레반이 아프간에 집권한 이후, 사우디와 보조를 맞추면서 IS와 공공연한 적대관계로 돌변했습니다.

탈레반도 어디를 근거지로 두느냐에 따라 조직이 다릅니다. 이른바 'TTP'로 불리는 파키스탄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정권을 잡은 탈레반과 비슷한 이념을 갖고 있긴 하지만, 별개의 조직입니다. 2007년 파키스탄 내 이슬람 무장단체 연합으로 결성됐는데, '이슬람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을 위해 파키스탄 정부군과 싸우고 있습니다. 

이들 파키스탄 탈레반은 그간 수많은 내전과 테러를 일으켜 파키스탄에서만 수만 명을 살해하는가 하면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를 암살해서 파키스탄 제1의 공공의 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올해 1월에, 자신들의 한 분파 리더가 숨진 것에 대한 보복으로 모스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3백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파키스탄 탈레반 테러를 포함한 각종 테러는, 올해 1월부터 4개월만 따져봐도 436건이나 발생했습니다. 테러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다 보니, 테러 희생자 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세계테러리즘지수(GTI)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내 테러 관련 사망자 수는 2년 전 292명, 지난해 643명으로 늘어났고요. 파키스탄 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만 봐도 293명이 숨졌고, 파키스탄 분쟁안보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38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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