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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32년 만에 한국서 열린 축제…폭염에 청소년 '4백 명' 병원행

요새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죠, 오늘(2일)은 자외선 지수까지 '매우 높음'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수십 분간 밖에 있다가는, 피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이런 날씨 속에 어제 전북 새만금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모인 청소년들의 축제, 잼버리 대회가 개막했는데요.

찜통더위에 준비 부족이 겹치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이 땅을 고르게 다지고, 텐트를 칩니다.

전 세계에서 청소년 대원 4만 3천여 명이 앞으로 12일 동안, 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직접 식재료를 받아 음식도 만들어 먹으며 야영을 하게 됩니다.

[스키비/잼버리 참가자 : 전 세계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들 만드는 게 가장 기대됩니다. 아름다운 나라, 좋은 사람들이 있어 놀라워요.]

하지만 극심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 질환자가 무더기로 나오고 있습니다.

개막 첫날인 어제만 온열 질환자가 400명 넘게 쏟아졌습니다.

미국, 영국, 방글라데시, 콜롬비아 등 상당수가 외국인이었습니다.

더위에 실신한 대원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밤에는 최저 기온이 25도가 넘어가는 열대야까지 덮치면서 청소년들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습니다.

잼버리 대회 공식 SNS 계정에는 한국으로 보낸 아이들이 더위에 고생하고 있다며 걱정하는 부모들과, 시설 열악 등을 호소하며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잼버리 대회 개막 전부터, 사실 이 무더위에 대한 우려는 일찌감치 나왔습니다.

심지어, 나무 한 그루 없는 매립지 한 가운데서 야영 대회가 열리다 보니까, 청소년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가 않은 건데요.

천막이나 수증기가 분사되는 덩굴 터널도 있긴 하지만, 더위를 막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박재현 기자/지난달 28일 SBS 8뉴스 중 : 이곳은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설치된 텐트입니다. 저희가 10분 동안 온도계를 이곳에 놔뒀습니다. 35도가 측정됐습니다. 밤이 되자 이곳은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모기들과 날벌레들로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1시간 동안 포충기를 가동해 봤는데요. 보시다시피 벌레들로 이 통이 가득 찼습니다.]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잼버리 부지 안에 병원이 있긴 하지만, 간단한 처치 정도만 가능한 상황입니다.

가까운 연계 병원까진 차로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고, 헬기로 가야 15분 안에 이송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인근 주민 : 세계 청소년들 그 많은 인원을 데려다 놓고 또 창피나 당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염려도 들고….]

심지어, 최근 장마 여파로 매립지 곳곳에 여전히 물웅덩이와 진흙탕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폭염이 한동안 계속될 거란 예보 때문에, 안전사고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잼버리 대회에 대해서 이렇게 "폭우와 무더위가 우려된다" 면서 "위기 상황을 점검하고, 재난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대회 주최 측에서도, 대책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먼저, 7km가 넘는 덩굴 보행로와 그늘 쉼터 1천 700여 곳을 만들었고, 더위를 식히기 위한 안개 분사 시설과 샤워장도 곳곳에 마련했습니다.

또, 폭염이 심해서 야외 활동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서, 5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실내 체육관이나 공원 등을 대피 장소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안전요원 300 여 명을 현장에 배치해 물과 얼음, 소금 등을 나눠주는 조치도 취하고 있습니다.

[최창행/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참가자 10만 명분의 물 공급을 하려고 그러고 염분 알약 64만 정을 전체 서브 캠프(참가자)에 전달을 하고 살수차 4대를 운영을 해서, 오전에 이미 운영을 해서 주변에 이제 물을 뿌리고 있고요. 셔틀버스 운영 간격 단축을 해서 현재 30분 단위로 운영을했는데, 15분 내지 20분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잼버리는 인디언 말로 '유쾌한 잔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지난 1991년에 고성에서 열리고 나서 32년 만 에 두 번째로 개최됐는데요.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불행한 잔치로 기억되지 않도록 주최측과 정부, 지자체의 추가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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