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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 폭염에 상춧값 급등…고깃집도 주부도 '절레절레'

수해 · 폭염에 상춧값 급등…고깃집도 주부도 '절레절레'
"상추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배추를 대신 내놓아야 하나 고민했어요. 손님이 상추를 남기면 재활용할 수도 없고 참 속상합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서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허 모(30) 씨는 지난달 집중호우로 농경지와 농업시설이 침수돼 상추와 깻잎 등 시설채소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가게 운영이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합니다.

열기에 취약한 상추의 경우 뒤이은 폭염 때문에 수급 상황이 더욱 악화했습니다.

허 씨가 금방 시드는 꽃상추 대신 그나마 오래 유지되는 청상추를 쓰기 시작한 이유입니다.

허 씨는 "수해로 가격이 오른 것도 문제인데 폭염에 상추 상태가 말이 아니다"며 "시들어 있는 게 너무 많아 박스 단위로 사지 않고 당일에 쓸 것만 조금씩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오늘(2일) 기준 청상추 도매가격은 4㎏에 6만 2천200원으로 한 달 전(3만 5천200원)보다 76.7% 뛰었습니다.

깻잎은 지난달 2㎏당 2만 8천335원에서 4만 1천420원으로 46.2% 올랐습니다.

인근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최 모(65) 씨는 쌈 채소 리필을 한 번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최 씨는 "상추가격이 지난주 4㎏에 12만 원까지 치솟았다. 그렇다고 삼겹살집에서 상추를 내지 않을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상춧값 살피는 소비자 (사진=연합뉴스)

치솟은 채솟값에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인근 식자재마트에서는 연 모(60) 씨가 상추 봉지에 붙은 가격표를 보고는 고개를 내젓더니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연 씨는 "채소 가격이 급등한 걸 마트에 들릴 때마다 체감한다"며 "식구들이랑 고추장을 넣어 쌈 채소를 싸 먹는 걸 즐기는데 당분간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했습니다.

도매상인들의 상황도 어렵습니다.

봉명동 도매시장에서는 채소 가격에 놀라 구입을 포기하는 소비자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도매상인 유 모(60) 씨는 "식당 사장님들이 고깃값보다 상춧값이 더 높다고 아우성"이라며 "산지에서 비싸게 들여왔는데 팔리지 않아 걱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다른 상인 정 모(75) 씨는 "산지에서 가지고 오는 양을 5분의 1로 줄였다"면서 "그중에서는 수해와 폭염에 상한 것도 많아 단골들을 다 잃게 될 판"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김 모(63) 씨는 "마트보다는 도매시장이 싸서 이곳에 들렸는데 터무니없는 가격을 보고 놀랐다"며 "당분간은 식단에 채소류를 줄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전국의 농지 3만 6천252㏊가 침수 및 낙과 피해를 봤고,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 61.2㏊가 파손됐습니다.

특히 상추와 깻잎, 시금치, 양파의 피해가 컸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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