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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대부 최재형, 순국 103년 만에 부인과 현충원 합장

독립운동 대부 최재형, 순국 103년 만에 부인과 현충원 합장
▲ AI로 복원한 최재형 선생-최 엘레나 여사의 사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린 최재형 선생과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넋이 최 선생 순국 103년 만에 고국에서 해후합니다.

국가보훈부는 오늘(1일) "최재형 선생의 순국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흙과 70여 년간 키르기스스탄 공동묘지에 묻혀 있던 부인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모셔 와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합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9세 때 부모를 따라 시베리아 연해주로 이주한 최재형 선생은 사업가로 자수성가해 축적한 막대한 부를 조국독립과 수십만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러일 전쟁 이후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를 조직하고 총재가 되어 항일의병투쟁을 전개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을 지원했습니다.

또 대동공보를 인수해 재창간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기사를 게재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재무총장으로 선출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과 한인사회에 대한 기여로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으로 추앙받았습니다.

부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는 1897년 최재형 선생과 결혼해 8명의 자녀를 낳았고, 안중근 의사 순국 이후 그의 가족을 보살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재형 선생 순국 이후에는 자녀들과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다 1952년 사망해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공동묘지에 안장됐습니다.

보훈부는 최재형기념사업회와 함께 현지에서 유해 수습 등 준비 절차를 시작했고, 오는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국내로 모실 예정입니다.

또 최재형 선생이 순국한 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최재형 선생 기념관(구 최재형 선생 고택)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을 11일 국내로 들여와 두 분을 최고의 예우로 국립묘지에 안장할 계획입니다.

오는 12~13일 서울현충원 현충관에 국민추모공간을 마련하고, 광복절 전날인 14일 "백 년만의 해후, 꿈에 그리던 조국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부부 합장식을 거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최 여사의 유해를 국내로 모시는 데는 최재형기념사업회의 대국민 모금 운동과 LG유플러스의 후원 등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최재형 지사 부부합장묘 복원에 사용될 흙 채취

본래 최재형 선생의 묘는 1970년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에 조성됐으나, 이른바 '가짜 유족 사건'으로 멸실돼 현재까지도 해당 묘역은 빈터로 남아있습니다.

정부는 1962년 최 지사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으며, 최 지사 후손의 요청에 따라 1970년 서울 현충원에 가묘를 건립했습니다.

그런데 1990년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한 이후 최 선생의 유족이 고국을 방문하면서 최 지사의 후손을 자처했던 사람이 실은 유족연금을 노린 가짜 후손이었음이 탄로 났습니다.

가묘 설치를 요청한 후손이 가짜였음이 밝혀진 후 서울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 108호에 있던 최 지사의 가묘는 2006∼2009년 사이 멸실됐으나 실제 유족들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유족들은 멸실된 묘의 복원을 희망했으나, 최 선생이 1920년 4월 일본군에 의해 순국한 이후 현재까지 유해를 찾을 수 없어 유골이나 시신을 안장하도록 규정한 국립묘지법에 따라 묘를 복원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보훈부는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순국선열의 위패와 배우자의 유골을 함께 묘에 합장할 수 있도록 올해 1월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 법은 지난달 18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됐습니다.

(사진=국가보훈부 제공,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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