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대원 사고 조사했는데…1시간 전 돌연 발표 취소

<앵커>

폭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자체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겠다던 해병대가 어제(31일) 갑자기 발표를 취소했습니다.

국회 보고 일정도 취소됐는데, 무슨 일인지 홍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주 해병대는 호우피해 복구 작전 주 고 채수근 상병이 숨진 경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어제 언론에 설명하겠다고 했습니다.

현행법상 군인 사망 사건은 민간 경찰에 넘겨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그전에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일단 오늘 해병대가 설명드릴 수 있는 기회를 보시고, 그 내용을 보시고 또 판단하시죠.]

그러나 예정 시각을 한 시간 남기고 해병대는 돌연 브리핑을 취소했습니다.

"보강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 대신, 왜 브리핑을 취소했는지, 사정을 설명하겠다고 했지만 이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습니다.

해명에 나선 국방부는 "수사권이 없는 해병대의 자체 조사 발표가 향후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브리핑을 취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병대의 조사 내용이 수사 기관의 결론과 다를 경우 부실 논란에 직면할 것을 우려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해병대는 어제 예정된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실 대면보고도 취소했습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지난달 22일 고 채 상병의 영결식을 마친 뒤 예하 부대에 지휘 서신을 보내 외부의 어떤 질책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중인 사고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언론에 나오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임의대로 제공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고도 해 장병들에게 외부 발설을 금지하는, 입막음 정황으로도 비치는 부분이 있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