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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악수거부 실격' 우크라 펜싱선수 파리올림픽 출전 보장

IOC, '악수거부 실격' 우크라 펜싱선수 파리올림픽 출전 보장
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러시아 선수와 경기 후 악수를 거부했다가 실격된 우크라이나 선수 올하 하를란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약속했습니다.

IOC는 현지시간으로 28일 토마스 바흐 위원장 명의의 서한에서 하를란에게 "당신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남은 기간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추지 못할 경우 추가 쿼터를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를란은 전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사브르 개인전 64강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15대 7로 꺾었지만, 이후 스미르노바와 악수를 하지 않아 실격됐습니다.

국제펜싱연맹(FIE) 규정엔 경기 결과가 나오면 두 선수가 악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하를란은 조국과 전쟁 중인 러시아 출신인 스미르노바와의 악수를 거부했습니다.

하를란이 먼저 떠난 뒤 스미르노바는 피스트에 의자를 놓고 앉아 50분가량 경기장을 머물며 항의의 뜻을 표현했고, 하를란은 실격 처리됐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침공 조력국인 벨라루스 선수들은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 금지 등 제재를 받아왔는데, IOC는 올해 들어 이들 국가 선수가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습니다.

러시아·벨라루스 군대 소속이거나 군대와 계약된 팀의 선수는 출전할 수 없고 단체전에도 아예 출전하지 못하는 등 여러 제한 조건이 걸렸습니다.

여자 프로 테니스 정도를 제외하면 국제무대에서 이들 국가 선수가 맞붙은 사례가 이번 하를란과 스미르노바의 대결인데, 악수 거부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선수가 실격되자 논란이 일었습니다.

IOC는 이 대회 실격 여파로 하를란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먼저 초청 의사를 밝혔습니다.

IOC는 서한에서 "극도로 어려운 이 시기에 우크라이나 선수들,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커뮤니티와 계속해서 완전한 연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를란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지지하는 가족,팀, 나라, 모든 사람을 위해 경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어려웠던 며칠 동안 전 세계에서 받은 모든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제펜싱연맹에 규정 변경을 다시 촉구하며 "이 전쟁 동안엔 우리는 (러시아 선수와) 악수할 수 없다. 우리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를란은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만 4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08 베이징 올림픽 땐 여자 사브르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탠 우크라이나의 펜싱 영웅입니다.

국제펜싱연맹은 하를란이 29∼30일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는 출전하도록 허용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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