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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수와 악수 안 해"…이기고도 실격

<앵커>

펜싱 세계선수권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러시아 선수와 악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기를 이기고도 실격당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선수권 여섯 차례 우승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 우크라이나의 펜싱 영웅, 올하 하를란은 64강전에서 러시아의 안나 스미르노바를 만났습니다.

15대 7로 여유 있게 이겼는데, 문제는 그 뒤에 벌어졌습니다.

스미르노바가 악수를 하러 다가오자, 하를란은 자신의 칼을 내밀어 거리를 뒀고, 악수를 하지 않은 채 피스트를 떠났습니다.

국제펜싱연맹 규정에는 경기 후 악수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러시아 선수는 하를란이 이 규정을 어겼다며 50분 넘게 피스트에 남아 항의했고, 결국 국제연맹은 하를란을 실격처리했습니다.

하를란은 울분을 토했습니다.

[올하 하를란/우크라이나 펜싱 대표 : 국제연맹이 저를 실격 처리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너무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렀습니다. 저를 무너뜨리고 죽이는 행위입니다.]

이미 테니스 등 다른 종목에서 우크라이나 선수가 러시아 선수와 악수하지 않는 게 보편화된 마당에, 규정에만 얽매인 시대착오적인 결정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올하 하를란/우크라이나 펜싱 대표 : 누구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러시아 선수들과) 악수하지 않을 겁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국제펜싱연맹을 규탄하며 하를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CG : 강윤정·김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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