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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과 김치 브라더스의 특별한 '정전 70년'

<앵커>

앞서도 전해드렸듯이 오늘(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6.25전쟁에 참여했던 노병과 피난의 아픔을 겪었던 사람들에겐 오늘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임상범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모스크바 공방전,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세계 3대 동계전투로 꼽히는 장진호 전투.

인천상륙 이후 북진하던 유엔군은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고전하면서 후퇴합니다.

[김영화/미군소속 장진호전투 참전 : 분위기가 좀 이상하더라고요. (중공군에) 포위돼서. 꽹과리·북 치고 피리 불고 막 오는 기라.]

총탄보다 무서웠었던 건 영하 4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이었습니다.

[김영화/미군소속 장진호전투 참전 : 총알이 안 나가더라고 (왜요?) 얼어서 그랬겠지.]

후방부대의 엄호와 공군의 화력 지원 속에 병력과 물자, 심지어 전사자까지 모두 챙겨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중공군의 손실은 아군의 5배가 넘었습니다.

[박종상/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 : 중공군 같은 경우는 전략적인 승리를 하였지만 전술적으로는 우리가 이겼다. 전쟁 역사상 가장 완벽한 철수 작전이었다.]

2주 만에 도착한 흥남 부두에는 이미 피난민 수십만 명이 몰려 있었습니다.

군인들은 피난민부터 태우라며 배를 양보했고 선원들은 화물을 포기했습니다.

[손양영(김치1)/메러디스 빅토리호 출생 : 거기에 있는 군사 물자들, 항공유라든지 이런 거 다 버리고 사람을 태웠는데, 콩나물시루처럼 팍팍하게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1만 4천 명을 싣고 떠난 메러디스 빅토리호.

[이경필(김치5)/메러디스 빅토리호 출생 : 애가 태어났는데 이름을 지어야 되겠는데 한국은 김치가 유명하더라. 순서대로 이제 김치 1,2,3,4,5로 지었대요. 물었죠. 탯줄은 어떻게 했나요? 이빨로 잘랐다고 하더라고요.]

1950년 12월25일 배가 거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다섯 명이 늘어 있었고 그들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렸습니다.

장진호의 노병, 김치 브라더스에게 한국전쟁은 여전히 살아 있는 역사지만, 후대에게는 어느새 잊혀진 전쟁이 돼 버렸습니다.

[손양영(김치1)/메러디스 빅토리호 출생 : 역사적인 의미라든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우리는 피부적으로 느꼈으니까 알지만, 다음 세대는 실감을 하고 있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그게 너무 아쉽고.]

[김영화/미군소속 장진호전투 참전 : 장진호 얘기하라면 아는 사람 누가 있습니까? 내가 살아 있다는 이 자체가 최고 훈장 아닙니까?]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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