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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카트 관리 직원 사망…사과 없는 코스트코

<앵커>

날이 무척 더웠던 지난달 말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주차장에서 카트를 관리하던 직원이 숨졌습니다. 최근 건강검진에서도 문제가 없었던 30살 남성입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사 측은 유족에 공식 사과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코스트코 정규직 계산원이었던 30살 김동호 씨가 주차장 카트 관리 업무로 변경되고 2주 만에 쓰러져 숨진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김 씨가 일했던 주차장에는 다른 동료들이 여전히 일하고 있습니다.

차량 열기로 바깥보다 온도가 4도 정도 높습니다.

김 씨 사망 이후 매층마다 아이스박스에 담긴 생수가 비치됐지만, 냉풍기는 작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직원 : 저도 여기 와서 발톱 두 번 빠졌거든요. 많이 걸으면 5만 2천 보 까지도 걸어봤으니까. 저희가 항상 호소해왔던 게 너무 과중한 업무였는데, 보여주기 식이죠.]

김 씨의 사인은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발생한 폐색전증.

하루 많게는 4만 3천 보, 거리로는 26km까지 걸었습니다.

[류현철/직업환경의학전문의 : 33도가 넘는 상황에서 근력을 쓰는 노동을 계속했다는 것 자체가 마치 운동선수와 같은 수준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았을까….]

회사 측은 병을 숨긴거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며 아직 제대로 된 유감이나 사과 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배치 전 건강검진에서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김길성/고 김동호 씨 아버지 : 자기가 빠지면 나머지 동료 직원들이 너무 힘이 드니까 조퇴를 못하고. 대표이사도 (빈소에) 와서 '병 있지, 병 있지' 하고. '병 있는데 숨기고 입사했지' 라고….]

회사 측은 산재 신청을 위해 CCTV 영상을 제공해 달라는 유가족 요청에도 "영상 준비에 2~3주가 걸린다"고 답했습니다.

유가족은 답답한 마음에 코스트코 미국 본사에도 진정서를 보냈습니다.

[김길성/고 김동호 씨 아버지 :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무대응이 자기들한테 최선의 방법일지 모르겠지만 저희 유가족을 두 번 죽이고 세 번 죽이는 것….]

취재진은 코스트코 측에 사망자에 대한 후속 조치가 미흡한 데 대해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박춘배, CG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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