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월, 낙태약 판매 사이트 운영자인 A 씨와 직원 B 씨는 온라인을 통해 임신중지약 '미프진'을 판매했습니다.
이들은 구매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뒤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묻자 '산에 묻는다고 걸리지 않는다' '저희 쪽에 문의 주셨던 분들 가운데 그런 분들이 많다'고 답변합니다.
'이러면 안 되지만 변기에 다시 넣어야 한다' '아이가 살면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영아 살해를 유도합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5월에도 낙태약을 판매한 뒤 '119를 부르면 가족들이 알 수 있다'며 '산에 가서 묻어줘라'는 유기 방법을 알려줍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대표 : 상담이라고도 할 수 없죠. 이거는 '살해지시'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이거는 직접적인 살인과 마찬가지로 처벌돼야 할 것 같고 이런 사이트는 폐쇄돼야 할 것 같습니다.]
대전지법 1심 재판부는 A와 B 씨에게 영아살해방조와 시신유기방조로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 김영미/변호사 : (불법 낙태약 판매 사이트가) 적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영아를 살해하거나 낙태 시도가 성공적으로 끝나야지만 자신들조차 검거되지 않고 안전을 유지하면서 범행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
먹는 임신중지약인 '미프진'은 전세계 70여개 국가에서는 미프진 처방을 합법화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식약처 허가를 받지 않아 불법입니다.
특히 의사 처방 없이 10대 청소년들이 복용했을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변상진/경남도약사회 약학위원장 : 미프진을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수입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의약품은 모두 다 불법입니다. 특히 학생은 성인처럼 몸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미프진을 검색하면 구입 사이트를 여전히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취재진의 온라인 채팅과 전화 문의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1주일 이내에 약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합니다.
가격은 최소 35만 원입니다.
[불법 낙태약 판매 사이트 : (구매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거나 그러진 않습니까?) 그런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저희 온라인에서 9년째 판매하고 있습니다.]
불법 낙태약이 온라인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는 가운데, 일부 사이트는 살인 지시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철저한 수사도 필요합니다.
(취재 : 김민욱 KNN / 영상취재 : 정성욱 KNN, 안명환 KNN / 편집 : 한동민 KNN / CG : 강지연 KNN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KNN 김민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