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0층 높이인 27m 고공에서 몸을 던지는 하이다이빙은 평범한 다이빙과 달리 워낙 다치는 선수가 자주 나오기 때문에 입수 풀 근처에는 여러 명의 안전요원이 대기하고 있다가 선수가 입수하면 상태를 살핍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물에서 나온 뒤 자기가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경기하는 종목입니다.
한국의 유일한 '하이다이버' 최병화(31세)는 일본 후쿠오카 모모치 시사이드 파크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남자부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74.40점으로 전체 23명 가운데 최하위를 했습니다.
![최병화 (사진=연합뉴스)](http://img.sbs.co.kr/newimg/news/20230725/201812158_1280.jpg)
초등학교 때 잠시 경영 선수로 활동하다가 수영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던 최병화는 다이빙에 매력을 느껴 누구도 걷지 않았던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이다이빙은 전 세계를 통틀어 상시 경기할 수 있는 곳이 손에 꼽을 정도로 준비 과정이 쉽지 않은 종목입니다.
최병화는 다이빙할 장소를 찾아 자비를 들여 외국을 떠돌며 대회를 준비한 끝에 와일드카드 초청 대상으로 뽑혀 세계선수권대회 무대를 밟았습니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대에선 최병화는 여유를 잃지 않았고 밝은 표정으로 27m 아래 수면을 바라본 뒤 주저하지 않고 몸을 던졌습니다.
최병화는 1차 시기에서 앞을 보고 뛰어 무릎을 펴고 양손으로 하체를 감싸 창 모양을 만드는 파이크(Pike) 자세로 한 바퀴를 돌아 뒤로 회전하는 난도 2.8짜리 '312B' 연기를 시도해 36.40으로 전체 23명 가운데 20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다이빙 역사에 새 장을 여는 장면이었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때문에 1시간가량 경기가 중단됐고, 최병화는 긴 기다림 끝에 2차 시기를 위한 다이빙대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앞으로 뛰어 파이크 자세로 몸을 한 바퀴 반 비틀고 세 바퀴 회전하는 난도 2.8 '5163B'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준비한 동작을 완수하지 못했고, 38.00점을 더하는 데 그쳐 합계 74.40으로 순위가 최하위로 밀려났습니다.
총 4차 시기까지 연기하는 하이다이빙은 부상 위험 때문에 하루에 모두 일정을 소화하는 대신 이틀에 나눠 경기합니다.
최병화는 하루를 쉬고 모레(27일) 열리는 3∼4차 시기에서 다시 다이빙대에 올라 아름다운 도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